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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담백 Jan 06. 2023

살아있는 쥐가 김치 택배로 온 기사를 보고

생각나는 썰


나도 ㅋ마켓에서 채소를 샀는데

살아있는 녹색 애벌레가 채소 표면에 붙어서 꼬물거린 적이 있다.

마켓측은 살아있는 벌레는 식품 무슨 법상 위법적 이물질이 아니라는 이유로 교환도 환불도 하지 않았고,

나는 벌레를 죽일 수도 없어서 밖에 놓아준 뒤ㅡ날개가 달릴 때까지 살아남았기를ㅡ

ㅋ마켓을 탈퇴했다.

그뒤로는 그와 비슷한 채소도 못 먹고 있다.


잘 씻어서 먹으면 되겠지.

잘 씻고 먹는 사람도 있겠지.


미나리를 씻고 밤을 삶을 때처럼, 벌레 같은 것이 일상일 수도 있을 것이다. 모기도 잡고 파리도 잡는데 그깟 초록 꼬물이 정도야 뭐 어때 할 수도.


그래서, 하소연 할 수 없는 트라우마가 되었다.

이런 일로 난리치면, 블랙 컨슈머라 불릴 것이고

게다가 합법,이라는데 할 말도 없고.


일부러 식품에 뭘 넣고 자작극 벌이는 극소수의 사람들 때문에 같이 극작가로 퉁쳐지기도 하고.


아주 작디작은, 평소에 혐오하거나 공포증조차도 없는 초록 꼬물이 한 마리를 보았을 뿐인데도,

평소 잘 놀라지 않고 덤덤하기로 소문난 나인데도,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채소를 못 먹는 나같은 사람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그 음식의 유통과 제조에 책임있는 모든 사람이 깨달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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