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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류산 Jul 27. 2022

불효자는 또 한 번 웁니다. 으아아~

군대에서 아들이 보낸 어버이날 편지

 작은 아이가 군대에 간 지도 1년이 넘었다. 

 어버이날이라고 편지를 보냈다. 

 지난해에는 ‘어머니 아버지'하고 편지를 보냈는데 올해는 아빠와 엄마에게 따로 써서 보냈다. 

군대에서도 꼬박 어버이날을 챙기다니 기특한 아들이다.





Hello Dad! 


오늘은 5월 8일 어버이 날니다. 방금 전화를 시도했는데 안 받으시는군요! 뭘 하시고 계셨는지 말입니다. ㅋㅋ 

여하튼 아버지, 저는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아빠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진심입니다. 이유를 주르륵 써 내리고 싶지만 그 이유가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모르겠습니다.


항상 저와 형을 배려해주시고, 이해해 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가 무슨 잘못을 해도 최대한 상처를 받지 않게 조언을 해주시고, 발전적인 인간이 되도록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솔직히 중학교, 고등학교 공부도 어머니 아버지가 안 계셨으면 밑바닥에서 허우적 됐을 것이고 지금 다니는 대학은 꿈도 못 꿨을 것입니다. ㅋㅋ


항상 우리 형제에게 모범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술과 담배도 안 하시고,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단, 칼 같은 수면과 기상시간 ㅋㅋ 모두 본받아 마땅합니다. 저도 모두 실행하려고 합니다.

 

항상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챙기시는 모습도 좋습니다. 항상 어머니를 배려해주시는 모습도 마찬가지입니다. (생각나는 대로 써서 횡설수설이군요!)


음..... 여하튼 요즘 주위 친구들 부모님 사이에 불화가 많은 데 우리 부모님은 그러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요!!! 


여기까지 쓰고, 쓴 내용을 쭈욱 읽어 봤는데 제가 전달하려는 의도가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음, 네 가지 정도로 요약을 하자면 1) 항상 감사합니다. 2) 항상 감사합니다. 3) 항상 감사합니다. 4) 앞으로 잘하겠습니다. 그리고 삼성동 I-Park 사드린다는 약속은 아직 유효합니다. 


군대에 있는 동안 최대한 자기 계발을 해서 멋진 아들, 멋진 남자가 돼서 돌아오겠습니다. 필승!


2011년 5월.

최고의 아버지를 가진, 헌병 왕 차남 드림.



다음은 엄마에게 보낸 편지다


오마니요! 작은 아들입니다. 


오늘 어버이날인데 선물 없다고 서운하셨는지요? 전화해보니까 그런 것 같드만유. ㅋㅋ 

여하튼 어버이날 축하드립니다. 축하받아 마땅하지 말입니다!


아버지도 아버지 나름 힘들지만 유가네에선 어머니께서 가장 힘드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교수일 하나 하시기도 벅차신데 주부일까지 하며 나아가 감투까지 쓰셨으니!!! 

으아아 ‘부모재 불원유’라고 하던데 차남은 군대까지 가버려서 돕지를 못하다니 통탄스럽습니다. 

불효자는 또 한 번 웁니다. "으아아....." 



여하튼 어버이날을 기회삼아 저의 미안함/감사함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뭐, 식상한 말일 수도 있지만 어머님께 항상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22살이 됐는데도 어머님처럼 저를 아끼고 보살피는 분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무한한 내리사랑이 느껴집니다. 뭐 먹고 싶다고 생각 없이 말해도, 그날 밤 바로 사놓으시면 정말 감동합니다! 여하튼 그렇습니다. 


어머니는 유가네의 화기애애함, 화목함, 재치와 유머의 발원지입니다. 어머니가 빠져서는 안 되지요!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가 학생들과 MT 가거나 할 때 집이 많이 허전합니다. 

(모든 편지에서 그랬듯이 횡설수설했습니다. 저는 글재주가 없지 말입니다! 하지만 의도는 충분히 전해졌으리라 믿습니다.)


지금 군대라서 어버이날에 선물도 못 드리지만, 저도 휴가 나가면 배 한 박스 사 가지고 갈 수 있다 이겁니다! 

그럼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


애들 1시 30분(새벽)에 일어나는데 제 라이트 펜 때문에 잠이 깨는 것 같군요. 오호홋!! 

어머니는 어머니여서 저~~~~~~엉말  좋습니다! 


아들은 그럼 이만!

From 헌병 왕, 작은 아들


p.s. 형한테 기념일 준비 잘하라고 말해놓겠습니다. 

이제 조만간 인터넷 사용하게 되면 앞으로 물질적인 선물을 배송시켜드리겠습니다. 

허접스러운 편지는 이제 ~~~~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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