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다리는 너, 사랑은 그런 것, 시간의 끝에 서

by 이제은

<내가 기다리는 너>


내가 기다리는 너는 동화 속 멋진 주인공이 아니야


너는 깊은 아픔도 겪어내 보고

짙은 외로움에 사무쳐 흘러내리는 비속에서도

길에 난 작고 여린 꽃에게도 마음이 살며시 떨리지.


조그만 것들에 신경 쓰고 걱정하며 힘들어하면서도

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꿋꿋이 나아가지.


너의 아픔을 거울 삼아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마음을 열고 공감하며 함께 슬퍼하는 너.


서프라이즈 같은 것을 잘 못해 매번 들켜도

멋쩍게 웃으며 수줍어하는 너.


멋지고 화려하지 않아도 너의 단단한 눈빛 하나로,

수줍은 미소 하나로 내 세상을 별빛으로 물들이지.


나와 같이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너.

비슷하면서도 다른 너를 통해

나는 이 넓고 큰 세상에 대해 더 알아가고 싶어

더 많이 보고, 느끼고, 나누고 싶어, 함께.


그래서 더 나은 내가, 우리가 될 수 있게.

함께 배우고 성장하자. 끊임없이

사이좋게 자란 이 큰 나무들처럼.


거친 비탈길들로 이어진 현실 속에서

동화 속 행복을 꿈꾸게 해주는 너는

바로 '나'라는 것을.




<사랑은 그런 것>


사랑

관계

컨넥션

눈빛

터치

받아들임

받아들여짐


이 세상의 외로움 모두 사라지고

큰 우주 속 내게

이유를, 용기를, 희망을 선물해주는

사랑은 그런 것.


사람이 사람답게

아프고, 기쁘고, 이해하며

한없이 작은 내 존재를 무한히 크게 만드는

사랑은 그런 것.


누군가를 사랑하며

베풀며 돌보며

서로를, 서로의 우주를 껴안는 것.

우주 속 수많은 존재들 속에서

내가 나로 가장 빛나는 순간들


내 안에

나라는 한 사람이

거대해지고, 용감해지고,

강해지는 순간들.

사랑은 그런 것.


내가 너를, 네가 나를, 내가 나를

온몸과 마음을 모아 연결됨을.

하나 됨을.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

컨넥션을 맺기 위해

마음과 마음이 닿기 위해.


지긋이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며

그 너머 흔들리는 서로의 영혼을 바라봐주고

떨리는 손을 맞잡고 그 온기로

갈라지고 메마른 마음을 촉촉이 적셔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로 누군가의 지친 하루의 끝에

마음에 반짝이는 작은 행복을 선물하는 것.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이겠지.


사랑은 그런 것이니까.




<시간의 끝에 서>


사람이 사랑을 하며 마음을 준다. 마음을 받는다. 함께 나눈다.


사랑만 하며 살 수 있다면 참 아름다운, 고운 마음들만 주고, 받고 나누겠지.


내가 너를, 네가 나를, 우리가 서로를, 아끼고 소중히 여기겠지.


나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그저 너를 사랑하는데 쓰겠지.


그리고 그 시간 조각들을 소중히 한데 모아 담아 조용히 두 눈을 감고 두 팔로 감싸 안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의 끝을 담담히 마주하겠지.


내 평생 두려웠던 후회들로 가득한 외로운 끝이 아닌,


내가 너를, 네가 나를, 우리가 서로를 아끼고 소중히 여긴 순간들로 가득 찬


그 시간의 끝에서 내 모든 두려움과 외로움이 한없이 녹아내린다.


그리고 그것들은 따뜻한 눈물방울들이 되어 거칠어진 내 마음에 작고 여린 호수를 만든다.


우리들의 사랑한 시간들을 맑게 비춰주는 작고 여린 호수를.


그 호수를 떠올리며 나는 오늘도 너를, 우리를 사랑해야지.





커버 이미지: Photo by Mihai Fische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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