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8

경이로운 일

by 이제은



나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물었다.


“음.. 글쎄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으니까... 잘 모르겠네요. 사실 정말 모르겠어요. 도대체 어떤 일들이 벌어지나요?”


그러자 아인슈타인은 크게 웃으며 아주 기쁜 듯 소리쳤다.


“아하하핫! 아주 경이로운 일들이 가능하게 된다네! 바로 우리들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사이사이를 마음껏 오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지.”


"..."


이 무슨 얼토당토 되지 않는 말도 안 되는 말인가? 또 아인슈타인은 왜 이렇게 기뻐하는지 난 너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역시 아인슈타인은 마음만 먹으면 엄청난 사기꾼이 될 수 있지도 않았을까 싶었다. 나는 이번에는 대놓고 불만스러운 얼굴로 그에게 따지듯 물었다.


“그러니까 도대체 그게 어떻게 가능하다는 것이죠? 우린 아직 타임머신 같은 기술을 만들지 못했다고요!”


그는 간신히 웃음을 멈추며 이어 말했다.


“자네, 방금 싯다르타 친구와 함께한 커넥트 명상을 기억하나? 그때 자네가 배운 것이 무엇인가?”


“음.. 저는 제 생각을 느끼는 것을 통해 제 무의식과 저 스스로를 연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 그래. 정말 멋진 경험이었지. 다시 생각해도 정말 아름다운 경험이었어.


자, 그렇다면 커넥트 명상을 통해서 당신의 과거에 다녀올 수 있다면 믿을 텐가? 그리고 당신의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어떡할 텐가?


나는 잠시 아인슈타인이 지금 내가 사는 세상에 타임머신 같은 기계는 없다는 사실을 자꾸 까먹는 것 같아 이번엔 좀 화가 난 목소리로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대꾸했다.


“몇 번이나 말씀드리지만 그런 것은 불가능하다고요. 타임머신 같은 기술은 아직 없어요”


그러자 그는 나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아니, 분명 자네는 과거에 다녀올 수 있고 심지어 바꿀 수도 있다네. 당신이 이 비법을 터득만 한다면 말이야.”


더 이상 화낼 힘도 없는 나는 마치 처음에 아인슈타인과 싯다르타가 했던 것처럼 어쩔 수 없이 그의 말을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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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은 손에서 피나콜라다 잔을 내려놓고 다시 가부좌 자세로 앉더니 나와 싯다르타에게도 '어서 따라 하지 않고 뭐하느냐' 하는 눈빛을 보냈다. 싯다르타가 먼저 가부좌 자세로 앉고 이번에도 내가 마지막으로 마지못해 가부좌 자세로 앉고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심호흡을 하자 마음이 어느 정도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윽고 아인슈타인이 진지해진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자, 그럼 이제 자신의 머릿속에 어릴 적 본인이 가장 되돌리고 싶은 순간을 떠올려보는 거야.



'가장 되돌리고 싶은 순간이라...' 재빠르게 많은 기억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 기억들 중 대부분이 강한 감정과 연견 된 기억들이었다. 내가 괴롭거나 창피하거나 속상했던 기억들이었다. 짧은 순간 안 좋았던 기억들과 그 기억들에 진하게 배어있는 넘치는 감정들이 내 온몸의 신경 하나하나를 지배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금세 호흡이 가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