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귀먹은 아내에게
타박을 했더니
그녀의 대꾸는 비수가 되어
내 가슴을 후벼 판다.
"어머니한테도 그리 말해 보시구려"
아내의 얼굴에 어머니의 모습이 뿌옇게 겹쳐 보인다.
듣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대로 듣지 못하는 당신의, 그녀의
불편함과 답답함을 나는 왜 보지 못했나?
주절주절 혼자 중얼거린다.
"그래. 온전한 사람이 어딨을까?
잘 듣고도 못 들은 척 사는 사람이 넘쳐나는 세상인데."
제대로 알아듣도록 이야기 못한 네가 나쁜 놈이다.
오늘도 하늘은 며칠 째 뿌옇게 흐려 제대로 된 푸르름을 외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