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배움으로 향하는 발걸음
— 다시 배움으로 향하는 발걸음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나는 다시 배우는 사람이 되었다.
아이의 하루를 따라가다 보면
나 역시 매일 처음을 만났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아침과 저녁의 표정이 전혀 다른 아이 곁에서
나는 자주 멈춰 서 있었다.
이 아이에게 지금 필요한 건 무엇일까.
큰아이의 유치원 원장님이 말을 건넨 건
그 무렵이었다.
“보조 선생님으로 한번 와 볼래요?”
면접도 없었고, 각오를 묻는 질문도 없었다.
아이 곁에 있는 내 모습을 지켜본 사람이
툭 던진 말 한마디였다.
나는 낮에는 교실에 있었고,
밤에는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아이들과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보육학과 편입을 준비하며 공부를 했다.
몸은 늘 피곤했지만 하루의 끝이
텅 비어 있지는 않았다.
아이들은 나를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처음엔 그 호칭이 조금 어색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 말이 자연스럽게 들리기 시작했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울음을 기다리고,
다시 웃게 되는 그 과정이 낯설지 않았다.
보호자와 하루를 정리하고, 동료 교사와
교실을 닫을 때 이상하게 긴장이 풀렸다.
'아, 이 일은 나를 과하게 밀어붙이지 않는구나.'
자격증보다 먼저 확신이 왔다.
보육교사라는 이름을 얻기 전부터
나는 이미 이 일을 오래 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졸업을 하고 자격증을 손에 쥐었을 때도
기쁨은 크지 않았다.
새로 얻었다기보다 이미 서 있던 자리를
확인받은 기분에 가까웠다.
나는 직업을 선택했다기보다,
아이 곁에 서다 보니
방향이 정해져 있었다.
그 깨달음은 다음 질문으로 이어졌다.
아이들이 머무는 이 공간을,
조금 더 내 방식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
그렇게 나는 ‘선생님’ 다음의 자리를
생각하게 된다.
그때는
아이를 가르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그 아이가
나를
이 자리로 데려왔다.
아이 곁에서
‘선생님’이라는 자리를
받아들인 뒤,
나는
더 많은 책임을 마주하게 된다.
다음 이야기는
교실을 넘어 공간 전체를
생각하게 되었던
시간에 대한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