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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화 Nov 30. 2021

꽃과 맥주 한 캔

                                            

혹시 맥주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당연히 좋아합니다!!라고 답합니다.   

  

어렸을 때 저희 집은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래서 자주 보던 풍경이 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땀 흘리며 일하고 참을 드시는 아빠의 모습. 그 옆에는 항상 시원한 맥주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왜 맥주를 마시는지...

     

공식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을 나이가 되었을 때도 맥주는 배불러서 먹지 않는 술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맥주가 항상 옆에 있습니다.     


땀 흘리고 먹는 시원한 맥주!! 그 맛을 알아버린 거죠     

꽃을 찾으러 산으로 들로 돌아다니기도 하고 몇 시간씩 앉아서 꽃을 누름하기도 하면 생각보다 체력이 필요합니다. 그때 어렸을 때 아빠가 마시던 맥주가 생각났고 한 캔씩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엄청 시원하고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래서 땀 흘리고 맥주를 마시는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땀 흘리지 않아도 맥주를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작업실 냉장고에 항상 꽃과 맥주가 들어있습니다.


원래 용도는 채집한 꽃을 바로 누름하지 못할 때 꽃을 보관하기 위해 구매한 냉장고였습니다.     

이제는 맥주도 보관하는 냉장고가 되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꽃과 맥주가 함께하고 있는 거죠. 둘이 함께 있는 걸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옆집에 친한 친구가 사는 느낌입니다.  

   

냉장고 속에 사는 그 친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야 할 때 영감을 줍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인간관계에 치일 때 저에게 회복의 시간을 줍니다.   

  

맥주 한 캔은 힘든 일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나만의 무기가 되었습니다.   

  


무기를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가장 먼저 맥주 한 캔을 30분 정도 냉동 보관을 합니다, 살짝 살얼음이 만들어진 맥주를 보냉이 되는 텀블러에 옮겨 담습니다. 그러면 좀 더 오래 시원한 맥주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제 무기가 너무 하찮아 보이나요?     


 내겐 너무 충분한 무기입니다. 오늘도 맥주와 꽃으로 냉장고를 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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