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나를 포기할 수 있는가
〈사랑은 나를 포기할 수 있는가〉
그는 그녀를 사랑했다.
그녀는 그를 사랑했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자신을 잊었다.
처음엔 작은 것부터였다.
그는 자신의 취향을 바꿨고,
그녀는 자신의 시간을 내어주었다.
그들은 서로를 위해 자신을 조율했다.
그러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이 누구였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서로를 너무 깊이 사랑한 나머지,
자신을 포기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사랑은 타인을 향한 감정이지만,
그 감정의 출발점은 ‘나’였기 때문이다.
그가 자신을 잃자,
그녀는 그를 잃었다.
그녀가 자신을 잃자,
그는 그녀를 잃었다.
그들은 다시 자신을 찾기 시작했다.
자신의 고독,
자신의 상처,
자신의 언어.
그리고 그때,
그들은 다시 사랑할 수 있었다.
이번엔
서로를 포기하지 않고,
자신도 포기하지 않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