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기록

by 안태현

뉴스들의 댓글은 자주 보지 않으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타인들의 생각이 궁금하니 댓글들을 살펴보는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도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너무 하나의 사실에 집착하고 있는 사람도 많습니다. 특히 여전히 과거의 말과 사건들을 붙잡고 언급하면서 사람의 자질을 판단하는 글들도 많습니다. 물론 과거의 일들이 잘못된 일이라면 비판을 해야 하는 것이 마땅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너무 과거에 얽매여서 한 사람의 변화 가능성까지 재단해야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누구든 변화하고 성장합니다. 그런 가능성까지 거세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과거는 기억하는 방식이 있고 얽매이는 방식이 있습니다. 반성하고, 이를 통해서 성장할 수 있다면 충분히 과거는 기억할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과거에 매몰된다면 제자리 헤엄 밖에 되지는 않습니다. 남은 삶을 제자리에서만 가만히 있어야 한다면 그것만큼 큰 고통도 없습니다. 과거 드라마 ‘오월의 청춘’에 대한 글을 썼을 때는 저 역시 과거에 너무 얽매여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한가 싶을 때를 통과하면서 지금의 삶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더욱 굳게 만들었습니다.


얼마 전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아직까지 그 일을 이야기하냐면서 과거에 얽매이지 말라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과거는 얽매이지 않으려면 기억해야합니다. 특히나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이야기라면 말이 달라집니다. 여전히 피해자들은 과거의 상처에 얽매여있습니다. 진정성 있는 위로와 사과도 없기에 더더욱 그러합니다. 만약 누군가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걸 그냥 파묻고 변화하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변화도 반성도 아닙니다. 그저 회피일 뿐입니다. 회피야 말로 나와 타인을 과거에 얽매이게 만듭니다.


단재 신채호가 한 말이라고 널리 알려졌지만 아무도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누가 했던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를 회피하지 말고 마주하세요. 그리고 기억하세요. 그러면서 과거를 기억하는 다른 이들을 위로해주는 나날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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