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를 신청했던 계기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해 작가 신청을 했을 때가 떠올랐다.
큰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희망을 안고서 고심하며 활동 계획을 적었었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말 한마디가 나를 설레게 했다.
일상에 치여 잊고 지내던 좋아하던 글쓰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기도 했다.
한 번에 작가 신청에 합격하니 뛸 듯이 기뻤다.
6개월 전 루푸스를 진단받고 마음이 심란했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글을 쓰고 싶어졌다.
그렇게 블로그에 조금씩 글을 쓰면서 아픈 마음을 치유했다. 주로 엄마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과거에 내 마음속에 있는 상처들을 끄집어내고, 마음을 치유하여 나도 우리 엄마처럼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내가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온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게 내가 하고 싶은 주제를 가지고 좀 더 체계적으로 글을 써보고 싶어 브런치 작가를 신청하게 되었다.
나는 루푸스라는 희귀 난치성질환을 앓고 있지만 잘 이겨내고, 육아를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희망을 갖고 글을 적으면 더 용기가 생길 것 같았다.
그런데 루푸스를 진단받은 지 7달 만에 루푸스 신염 4형이라는 진단을 받고 나니 사실은 자신이 없어졌다.
덜컥 겁이 났다.
내가 과연 엄마가 될 수는,, 있을까?
먹던 약이 3배는 늘었다.
그 전과 내 병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면, 하루하루가 더 소중해졌다. 하루하루, 내 건강만을 위해 에너지를 쏟고 있다.
20대에는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좋은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 칭찬받기 위해 안달 난 사람처럼 살았다면, 현재의 지금은 내 행복, 내 가족의 행복만을 제일 1순위로 생각하고 살고 있다.
그렇지만 엄마가 되기 위한 바람은 어쩌면 한 발짝 더 멀어졌다.
나는 엄마가 되고 싶다.
막연하게 꿈꾸었던 삶의 모습이었다.
mbc 예능프로 '아빠 어디가'에 나오는 윤민수를 보면서 아이에게 격 없이 대해주는 따뜻한 모습을 보면서 나중에 저런 남편을 만나서 육아를 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며 아빠와 아이의 유대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많이 생각했었고, 오은영 박사님께서 진행하시는 여러 예능 프로를 보면서도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도 유심 있게 보곤 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조금씩 준비해서 올해는 임신 계획을 세우려고 육아에 관련된 책도 구입했었다.
글을 하나만 더 작성하면 브런치북을 완성할 수 있는데, 마지막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던 결심과 현재의 방향이 조금 엇나가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쉬이 잠이 오지 않던 새벽.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못할 것은 또 없지 않을까?
임신의 시기가 좀 늦게 찾아올 수는 있겠지만 열심히 치료받고 잘 이겨내다 보면
또 임신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까?
'내가 행복해야 다른 사람도 보듬어 줄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남의 삶에 햇살을 비추는 사람은 스스로도 햇살을 받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