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길. 벗꽃놀이. 목련풍선. 제비꽃반지.
배꽃길
벚꽃과 목련은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이다. 하지만 우리 동네에서는 봄을 알리는 꽃이 하나 더 있는다. 바로 배꽃이다. 말은 우리 동네라고 하지만 나고 자란 곳은 아니라 잘 몰랐지만 이 지역 특산물이 배라고 한다. 이렇게 많은 과수원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아이로 인해 지역까지 알게 된다. 계속 계속 배워 나간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은 배울게 더 많은 것을 느낀다. 봄에 배나무 과수원길을 걸으면 봄이 너무 아름다워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게 봄인가 싶다.
"엄마, 봄에 눈이 왔어요~"
"그러네~봄에 눈이 내렸네~"
아이들의 한마디에 온 천지 가득한 배꽃이 갑자기 따뜻한 겨울 눈밭이 된다. 계절을 마음으로 몸으로 느끼는 순간이다.
벚꽃 놀이
봄 산책길에는 온천지 여러 꽃들로 가득하다. 곳곳에 포토스폿이 한가득~ 우리만의 꽃세상이다. 벚꽃나무 가득한 곳에서는 떨어진 벚꽃잎들이 한가득이다. 보드랍고 예쁜 그 여린 잎들은 두 손 가득 잔뜩 모아 하늘 높이 던지며 깔깔 거린다.
"이번엔 꽃비가 내려요~"
눈이 내리고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면 우리는 온몸으로 자연을 느낀다. 흙냄새 꽃향기 사람 소리가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댄다.
목련풍선
벚꽃만 꽃인가. 그 옆에 나 보란 듯 피어있는 목련이 빠지면 섭섭하지. 흐드러지게 핀 목련의 자태가 아주 곱다. 이번엔 꽃잎이 우리의 놀잇감이 된다. 하나씩 하나씩 똑똑 떼어내어 목련 풍선을 불어보자. 너도나도 그 잎 하나씩 받으려고 까치발에 손을 쭉쭉 뻗는다. 목련 잎을 하나씩 따서 살짝 가르면 물구멍이 보이는데 이것을 불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해보면 알게 되겠지만 실패의 확률이 엄청 높다. 그러다 한 아이가 성공하면 모두의 박수와 환호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다. 소중하디 소중한 목련 풍선을 두 손에 살포시 올리고 입가엔 미소가 한가득이다.
"이건 이렇게 하는 거야~ 이렇게 하면 되더라고~"
풍선 불기에 성공한 아이가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주려 노력한다. 아이들은 또 그 말대로 해보고 해보고 해 본다. 몇 번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실패해도 괜찮다. 또 다음 해를 기약하면 되니까. 다 같이 훌훌 털고 일어나 다시 꽃길을 걷는다.
제비꽃 반지
돌아오는 길 한켠 제비꽃도 인사를 한다. 줄기까지 따서 꽃에 보이는 구멍으로 줄기를 쏙 넣으면 완성. 꽃 보석 반지 한가득 끼고 부자가 되어본다. 꽃반지 엮어 끼고서 서로의 손은 맞잡는다. 올해의 꽃 산책은 향기 가득 머금고 잘 마무리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