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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잃은 여인

시선을 사로잡는 얼굴

by 정인

운전하고 가는 중이었다. 신호 대기 중 차가 잠시 멈췄다.


 그 순간, 수레 한가득 박스를 싣고 끌고 가는 할아버지가 눈에 들어왔다. 마치 천사의 미소처럼 환하게 웃고 계셨다. 정말 찰나였지만, 그 미소와 인상은 내 눈과 마음속에 깊이 새겨졌다. 갓난아기가 세상에 태어나 천사같이 짓는 순수한 웃음 같았다.


 날씨는 아직 더웠다. 그런데 저렇게 무거운 짐을 끌고 힘들 법도 한데, 어디에서 저런 웃음이 나올 수 있을까?


 사람은 작은 것에서 삶의 만족을 찾을 때 행복해지는 것일까?
 아마도 그 할아버지의 미소는 ‘일할 수 있음’에서 오는 행복이 아닐까 싶다.


 열심히 일하면서도 힘겨움 속에서 웃을 수 있는 그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고 멋졌다. ‘미소가 머문 자리 아름답다’는 말이 바로 이런 분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우리는 종종 혼자라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러나 언제나 누군가는 우리를 관심 있게 바라보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가 지금 그렇듯이 말이다.


 어디선가 수레를 끌며 환히 웃고 계실 할아버지께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
 건강히, 미소 잃지 마시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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