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콩콩아 잘가렴!

헤어짐은 너무 슬퍼

by megameg

(콩콩이를 보낸지 벌써 6년이 지났네.)


보고 싶은 우리 콩콩이 안녕


얌전하고 착한 우리 콩콩이~

우리 같이 15년을 살았구나.

태어난 지 4개월쯤 됐을 때 우리 집에 찾아왔었지?!

아빠 클라이언트의 고맙다는 선물로 데리고 왔었다.

얼굴 납작하고 고양이 같지 않게 동그랗고 수줍음 많을 것 같은 서글서글한 눈, 쪼매난 몸집으로 찾아왔었다.

"아고 이쁘네~ 너 누구니!?"

하연이의 이쁨을 독차지했고, 다른 식구들도 새로 식구가 된 꼬물꼬물 걸어 다니던 녀석을 신기한 듯 예뻐했었다.

튼실한 남친을 데리고 6개월을 살았어도, 남친 집에 6개월을 갔다 왔어도 너는 왜 그렇게 남자를 싫어하던지. 네 아기 한 번 못 가져 보았구나.

목청이 좋지 않은지 "냐~옹" 소리 한 번 이쁘게 내 보지 못하고, 페르시안 같지 않게 작은 몸집이어서 문열이로 나왔나? 아님 막둥이로 나왔나? 형제들에게 치어서 살았을 듯해, 그것이 안타까워 더 예뻐했었다.

무엇보다 사람 귀찮게 하지 않는 조용하고 얌전한 성품이 우리 집과 딱 맞는다며 예뻐했었다.

그렇지만, 우리가 귀찮게 해도 다 받아주던 콩콩이였다.


가끔 자잘하게 병치레는 했지만, 큰 병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또 고마웠다. 3kg을 한 번도 넘기지 않았고 아플 때는 2.5kg까지도 내려갔었지만 다 나아서 열심히 잘 먹고 또 회복하며 2.9kg을 유지했었다.

올해 초, 한 번 고비가 있었는데 한 4, 5일 병원 다니며 치료하고, 또 거뜬히 일어났었다.

생각해 보니 이번 주 들어 먹는 양이 줄었던 것 같다. 많이 주지도 않는데 늘 남겨서 가루가 호강했었다.

워낙 덩치가 작으니 원하는 만큼, 좋아하는 것들로 양을 넉넉히 줬었는데...


지난 수요일, 아침은 아주 조금 먹었고, 점심, 저녁은 먹지 않았다.

밤에 "너무 바닥에 붙어있네" 하며

안아 보니 아이코~!! 기력이 없는지 일어나지를 못했다.

언제나 여보와 내 베개 사이에서 자는 콩콩이가 걱정이 되서 잠 설치며 살폈지만, 역시나 밤에도 완전히 퍼져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병원 문 열자마자 들쳐 안고 뛰었다.

영양제와 탈수 주사를 맞고도 좋아지지 않으면 오후에 전화하던지, 한 번 더 오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듣고 돌아왔다.


좀 나아졌나 해서, 이미 잡혀 있던 약속이 있어 서울에 갔다가 4시쯤 집에 돌아오니, 아고, 이런! 녀석이 심상치 않다. 전에는 그렇게 주사 맞고 오면 또 벌떡벌떡 일어났었는데 이번엔 아니었다. 아니었다.

어쩌지, 어쩌지?! 일단 딸한테 알리니, 랜트카 타고 온다고 했다.


병원에 전화하니 이제 모든 기능이, 다 한 것 같으니 그냥 따뜻하고 편하게 해 주란다.

또 주사 맞으면 더 힘들어진다며. 하아!! 어떻게!!


"엄마 나, 갈 때까지 버티라고 해~ " 딸이 울며 말한다.

힘들게 숨 쉬는 녀석을 안고 “하여니 올 때까지 버티거라” 하며 쓸어주었다.

녀석도 하여니를 보고 싶은 건지 힘겹게, 힘겹게 숨 쉬며 버티는 듯했다.

영양제를 맞아서 그런가?! 다행히 겨우겨우 버티는 듯했다.


하여니가 와서 한참을 안고 있는데, 아무래도 떠날 때가 된 듯, 보였다.

아이구야! 씨익, 씨익, 숨 쉬는 것이 너무 힘겨워 보였다.


하여니랑 나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로 정신이 없었다.

가엾고, 불쌍하고, 아쉽고, 서운하고 그 슬픈 감정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콩콩아 이제, 그만 편히 가렴. 이제 더 버티지 말고 가거라"

힘들어하는 녀석을 보며 그 말이 절로 나왔다.

편히 뉘었더니, 크게 몇 번 숨을 몰아쉬고는,

콩콩이는 하루 만에 갑자기 그렇게 고양이 별로 갔다. 갔다. 갔다.


그렇게 보내고 오늘, 늘 식탁 위에서 밥 먹고, 늘 나와 함께 하던 녀석이 없으니 왜 이렇게 허전하고,

누군가 곁에 있어야 할 것이 없으니, 먹먹한 상실감이 몰려왔다.


언뜻언뜻 어디서 콩 콩 콩 콩 뛰어올 것 같아 주위를 돌아보게 된다.

딸기 좋아하고, 참외 좋아하고, 떠먹는 요구르트 좋아하고, 풀 맛보기 좋아하던 우리 콩콩이.

우리 집에 와줘서 고마웠어! 사랑해 콩콩아~


사랑과 기쁨으로 많은 얘기들을 남겨줘서 고마웠다. 콩콩아~

우리 콩콩이 잘 가렴~

keyword
이전 11화절약의 아이콘 우리 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