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연재 중
선 넘지 마세요
06화
깜놀할 미모의 아주머니! 다짜고짜 왜 반말?
2.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마음의 거리가 있다.
by
즐거운가
Sep 22. 2024
남편의 여동생은 우리 부부보다 세 달 먼저 결혼
했
다. 날을 받아놓
은
상태라 나
도
미래의 시누이 결혼식에 참석했다.
결혼식장
에 있는
수많은
사람 중에
앞으로 내가 계속해서
만
날 시댁 친지들
도 있으리라는
사실 때문에
나
는 그 자리가 조심스러웠다.
급발진은 곤란해요
앗! 이건 무슨 상황?
올림머리에 곱디고운 화장을 한 미모의 중년 아주머니가 다가오시더니 남친(지금의 남편) 옆에 서있는 나에게 갑자기
난데없이 반말
을
늘어놓으
신
다.
나는 그 자리에서
두 번 놀랐다.
첫 번째는 그 아주머니의 너무나 뛰어난 미모
두 번째는 그 아주머니의 거침없는 반말
나는 아무리 나이 든 사람이라도 다짜고짜
말
을 놓는 것이 무례하고 불쾌하게 느껴졌다(저 꼰대입니다).
결혼식이 끝나고 남친의
집에 간
나는 그곳에서 다시
한번
그 미모의 아줌마를 뵙게 된다.
그녀는 남친의 작은 어머
니
였다
그분은
생면부지의 나를 부엌으로 이끄시더니 상차림을 거들게
하셨다. 나는
예비
시어머니, 예비 작은 어머니 옆에서 시월드
실습을 했다.ㅠ ㅠ
(곧 자리를 피함)
그렇게 남편의 작은
어머니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
너무 아름답지만 예의 없
는
분'으로 남
았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결혼 후
가끔씩
만나 뵌
그
분은 참 괜찮은 분이었다.
심지어
나는 세월이 흐를수록 솔직하고 가식이 없는 그분이 좋
아
졌다.
그분은 활달하고 바깥 활동을 좋아하셨지만 갑자기 중풍으로 쓰러진 남편의 병간호를 하시느라 어쩔 수 없이 긴 세월 집안에서 갇혀 지내셨다.
아버지의
병환 때문에
혹시라도 자식들의 삶이 흔들릴까 봐 혼자 간호를 도맡아 하시는 모습이
애처롭기도 했다.
나는 작년에 남편을 먼저
보내신 후
간병
스트레스로 조기 치매를 앓
으시던 그분의 장례식을 다녀왔다.
오랜 만남이 이어지면서 오해는 풀렸지만 만약
그
만남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면 두고두고 나는 그 좋으신 분을 무례한 사람으로 기억했을 것이다
.
그날 우리는 마음의 거리가 서로 달랐다
돌이켜보면 남편의 작은 어머니는 이미 나에 대한 사전 정보를 입수하시고 나를 결혼식장에서 처음 본 순간 '얘가
갸구나!'라는
반가운 마음에 조카 며느릿감에게
다
가와 우다다
집충포화를 날리신 것이다.
그날 남편의 작은 어머니의 속마음은 이러지 않았을까?' 나, 네 남편감 작은 엄마야! 앞으로 시월드에서
자주 보게
될 거다.
반
갑다. '
즉 그분은
'이미 잘 알고 지내는 친근한 사람에 해당하는 마음의 거리'를 장착하고 내게
접근
하신 것이다.
그러나 그 상황을
알 리 없는
(
그래도 여전히 나는
낯가림하는 여자다)
나는
'
아니!
예쁘면 다예요?
생면부지의 제게 왜 다짜고짜 반말이세요?
'
라며
'
낯선 사람끼리에 적용되는 사무적 거리
'
를 원했다
만약 남편의 작은 어머니
가
자
신을 먼저 소개하시
며
어린이 보호구역을 진입하듯 살살
다
가오셨더라면 어땠을까?
기억하자. 같은 공간에 있지만 너와 내가 느끼는 마음의 거리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나는 허락 없이 함부로 상대방의 마음의 경계를 훅 치고 넘어 들어간 적은 없을까?
친밀함으로 결정되는 마음의 거리
시간이 흐르며 나는 그분에게 조금씩 친밀감이 쌓였다. 친밀감의 크기만큼 그분께 느끼는 마음의 거리도 점점 더 가까워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우리 둘의 마음의 거리가 엇비슷해지자 나는 비로소 이분
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즉 심리적으로 친밀한 사람일수록
마
음의 거리도 짧아진
다
는 의미다.
재미있는 사실은 가까이에서 자주 보면 친밀감이 증가한다(물론
보
면 볼수록 싫어지는 사람도 있다)
.
그러니 어느 날 무작위로 우연히 함께 앉게 된 짝꿍이나 앞뒷자리 아이들과 절친이 되고, 매일 마주치는 직장 동료와 친해지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끼리 마음의 거리가 일치하지 않
으
면
마음의 거리를 침범당한 사람은 상대에게 불쾌감, 화, 심지어 분노를 느낀다.
갈등도 불거진다.
차라리 길거리에서 한번 보고 지나칠 사람이라면 기분 한번 상하고 끝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이 선 넘는 사람이 계속 봐야 할 가족, 직장, 학교 등 가까이에 존재해 피할 수 없는 경우다.
미칠일이다.
이를 어쩌냐...
keyword
마음
사람
결혼
Brunch Book
일요일
연재
연재
선 넘지 마세요
04
그날의 아픈 기억! 성교육에 진심인 나를 만들다.
05
강의장에서 나는 왜 그렇게 손을 떨었을까?
06
깜놀할 미모의 아주머니! 다짜고짜 왜 반말?
07
나쁜 손 예비 장모
08
당신의 경계는 안녕하신가요?
전체 목차 보기
42
댓글
9
댓글
9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즐거운가
직업
프리랜서
32년의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은퇴한 젊은 할매다 귀촌후 정원과 텃밭을 가꾸며 일상을 기록하기를 즐긴다.
팔로워
87
제안하기
팔로우
이전 05화
강의장에서 나는 왜 그렇게 손을 떨었을까?
나쁜 손 예비 장모
다음 0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