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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작세 Jun 10. 2022

잔소리에 대한 냉정한 고찰

어떤 사람이 길에 담배꽁초를 버립니다.

분명 잘못된 행동임을 알고 있지만, 속으로만 욕을 냅다 하고 입은 뻥긋도 하지 않습니다.


교복을 입은 중학생들이 빨간 신호등임에도 불구하고 유유히 횡단보도를 건넙니다.

"요즘 젊은것들은 도대체 겁도 없고 공중도덕도 없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러면 안 되지"라는 말을 하지 못합니다.


누군가의 불법 적인 행위를 보고서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데,

불법을 저지르지도 않은 가족에게는 폭풍 잔소리를 해댑니다.

나는 할 말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듣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또 잔소리. 내가 어련히 알아서 할 텐데 뭔 잔소리가 그리 많은지"


잔소리는 나와 가까운 사람에게만 하게 됩니다.

알고는 지내지만 친하지 않거나 모르는 사람에게는 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잔소리를 한다면, 분명 그 사람은 나를 자신과 가까운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세상에는 아무에게나 간섭하는 잔소리 대마왕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예외적인 사람은 그리 많지 않기에 제외.

나에게 잔소리를 하는 사람은 나를 지극히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명심보감에는 "나에게 좋은 말을 해 주는 사람은 도적이요, 나의 나쁜 점을 말해 주는 사람은 스승이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고 하여 칭찬을 하자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지만,

잦은 칭찬이 오히려 사람을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기를 꺾어버릴 정도로 나쁜 점을 강조하여 말하는 것은 더 좋지 않지요.

잔소리든 칭찬이든 과유불급. 

사실 '적당히' 라는 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이긴 합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나에게 사기를 치고자 하는 사람은 결코 나에게 나쁜 말을 하지 않으며 감언이설을 늘어놓고 그 누구보다도 상냥한 미소로 친절하게 나를 대한다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잔소리는 

하는 사람보다 듣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독이 되기도 하고 득이 되기도 하지 않나 싶습니다.

잔소리를 해 주는 사람은 분명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서 좋은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면, 

자신에게 이로울 뿐 해가 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그리 많이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왜 그럴까요?


아래의 내용은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 내게 도움이 되는 조언도 듣기 싫은 잔소리로 들리는 이유                                                         

 원치 않는 소식이나 잔소리에 더 열린 사람이 되고자 한다면, 

사전에 감정적 방패를 미리 착용해 ‘멘털을 튼튼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감정적 방패는 나에 대한 평가가 좋든 나쁘든 나의 긍정적인 자아를 그대로 지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사실 우리가 모든 조언과 평가 자체를 애초에 원치 않는 것이나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유명한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스스로 마음먹기에 따라 아무리 원치 않는 일이라도 즐겁게 하겠노라고 마음먹고 자기 자신을 설득하면 실제로 그 일을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듣기 싫은 잔소리에도 같은 방법을 적용할 수 있을까요? 껄끄러운 조언, 상처가 되는 평가, 듣기 싫은 잔소리도 우리가 간곡히 원해서 듣게 되는 소중한 자양분이라고 우리 자신에게 주문을 외울 수는 없을까요?


미국 연구진은 이와 관련해 한 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정확한 연도를 맞춰보라는 과제를 내줬습니다. 

정답에 가까울수록 더 많은 상금을 받는 식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정답을 공개하지 않은 채 실험 참가자들에게 같은 문제를 다시 냈습니다. 

대신 이번에는 다른 참가자들은 이 문제에 어떻게 답했는지 원하면 확인할 수 있었는데, 

어떤 건 남들의 답을 공짜로 볼 수 있었고, 어떤 문제는 상금 일부를 내야 남들이 쓴 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공짜로 볼 수 있는 다른 참가자의 답을 더 많이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공짜로 쓴 답을 확인한 뒤 자신이 원래 냈던 답을 바꾸는 사람은 거의 없던 반면, 

돈을 내고 확인한 남들의 답에 따라 자신의 답을 고쳐 쓰는 사람은 훨씬 많았습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무언가 자원을 투자하거나 품을 들여 얻은 조언은 어떻게든 반영하고 자신을 개선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정직한 평가와 조언을 받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설사 평가가 가혹해 마음이 다치더라도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의 긍정적인 자존감을 미리 열심히 고양한다면, 우리를 단련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훌륭한 조언을 들을 준비가 어느 정도 될 겁니다. 또한, 매번 조언을 들을 때마다 내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남을 탓하는 우리의 본능적인 반응을 억제하고 다시 생각하는 훈련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아무리 멘털을 튼튼하게 단련하더라도 냉정한 평가에서 필요한 교훈을 얻어내고 나를 교정하는 일은 항상 어렵습니다. 과학적으로 어떻게 하면 이를 더 잘할 수 있을지 살펴보는 연구는 많겠지만, 결국 조언을 구하고 이를 받아들이느냐 마느냐는 우리의 선택에 달린 일이기도 합니다. (BBC)  BY NewsPeppermint



나를 사랑하는 사람, 나와 가까운 사람,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 내가 삶을 더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사람이 나에게 잔소리를 합니다.

돈을 받고 잔소리를 해주는 것이 아니며 나에게 어떠한 대가를 바라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지요.

공짜로 얻었기에 내 인생에 그들의 잔소리를 반영하지 않고, 듣기 싫어합니다.

정신과 의사나 누군가에게 값을 지불하고 듣는 말은, 

설령 그것이 지금껏 내가 공짜로 들어왔고 잔소리라고 싫어했던 말 보다 더 심한 말이라 할지라도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수용합니다.

위 기사는 이 사실을 연구로서 증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나에게 잔소리를 해 주는 사람에게 감사해야 할 듯합니다.

물론, 저도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위 기사에서도 그리 말했네요. 어렵다고.

그래서 멘털 강화 훈련을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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