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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명상 실천노트_13

13. 나무와 대화하기: 큰 나무 앞에 서서 인사하고, 이야기를 들어보다

실천의 시작: 나무 아래 멈춰선 어느 날


걷기명상을 위해 자주가는 조용한 길.

햇살이 부드럽게 내리쬐는 숲길을 걷다가,

무심코 익숙한 커다란 느티나무 앞에 섰다.


나도 모르게 나무를 바라보며

속으로 인사를 건넸다.

“헬로? 오늘도 여전하네?”

그 말이 참 이상하지 않게 느껴졌다.


마치 이제야 내가 말을 걸었지만,

그 나무는 이미 오래전부터

조용히 나를 기다려온 것 같았다.


감각의 열림: 나무는 그 자리에, 늘 그렇게 서 있었다


그 나무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조용히 물었다.

“오늘은 어땠어?”

“넌 여기서 얼마나 오래 있었지?”


대답은 없지만 오히려 그 묵직한 침묵 안에서,

나무로부터 이런 말을 듣는 것 같았다.

“나는 그냥 여기 있어.

어떤 날에도, 어떤 계절에도.

누구를 미워하지도, 초조해하지도 않고.”


그 나무의 존재 자체가

침묵의 언어였다.

나보다 훨씬 오랫동안

이 땅에 뿌리 내린 생명의 고요한 이야기.


마음의 전환: 나도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그 나무 앞에서

나 자신에게도 물어봤다.

“나는 어디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가?”

“나는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답은 쉽지 않지만,

나무를 바라보며 한 가지는 확실했다.

지금 이 자리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자체로 충분하다는 것.


나무도 나에게 말한다.

“너도 괜찮아.

그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깨달음: 말하지 않아도 삶을 가르쳐주는 존재, 나무


오늘 내가 만난 나무는

내 안의 고요한 뿌리를

다시 기억하게 해주었다.


실천법: 나무와 대화하는 걷기 루틴


1. ‘나무’를 향한 마음 열기

- 걷기명상을 하면서 자주 만나게 되는 익숙한 나무 알아보기

2. 속으로 인사하고, 질문 건네보기

“오늘은 어땠지?”

“나는 이랬는데, 너는 어때?”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좋다

3. 감사의 마음 전하기

“잘 있었구나.”

“네 자리를 지켜줘서 고맙다. 다시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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