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잎’ 클로버의 행복

by 서옹

“세잎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고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다. 우리는 행운의 네잎클로버 하나를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세잎클로버의 행복을 짓밟았던가.”

(이산하 지음, 「생은 아물지 않는다」, 마음서재, 2020, 219쪽)




젊은 시절 가끔 복권을 샀다. 진지하진 않았지만 내심 고달픈 내 청춘에 행복의 새 꽃길이 펼쳐질지 모른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당첨 번호 확인의 끝에는 언제나 휑한 허망함만 남았다. 요행은 욕심이고, 욕심에는 행복이 들어설 리 없을 터인데. 아둔하게도.


결혼하고 몇 달쯤 지났을까. 복권을 사서 아내에게 장난스레 흔들어대며 보여줬다. 아내는 마땅치 않아 했다. 왜 헛된 거에 욕심부리냐며 타박했다. 요행을 바라면 불운이 들이닥칠 것 같아서도 싫다 했다. 부끄러워 그 후로 복권 사는 걸 그만뒀다.


세월의 때가 넉넉히 묻은 이제 비로소 나는 안다. 이유 없이 주어진 행운은 살아내 보기 전까진 그저 행복과 불행이 유예된 ‘슈레딩거의 고양이’ 같은 것일 뿐. 대신 행복은 ‘나’라는 ‘세 잎’ 클로버가 물과 공기 그리고 햇살에 감사하고 때로는 혹독한 서리와 세찬 바람에 묵묵히 버티기도 하며 살아낼 때, 그 순간순간의 사이에서 소중하게 맺히는 기쁨의 꽃망울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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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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