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인의 정원 Dec 09. 2024

동태탕의 추억

시간은 힘들었던 기억도 그럴듯하게 채색한다

 겨울에 먹는 이것은 매콤하고 시원한 맛이다. 이 음식을 한 번도 안 먹고 겨울을 지낸다는 것은 많이 아쉽다.


  오랜만에 식당에서 먹었다. 군 제대 후 거의 십 년 이상 동태탕이라면 냄새 맡기도 싫어했었다. 군 복무시절 겨울이면 대대 급식에 매일 동탯국이 나왔다. 고춧가루를 너무 적게 넣어서 동태의 비린 냄새가 풀풀 나는 국을 겨우내 먹은 후유증이었다. 무려 80년대 중, 후반의 일이니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요즘 군대 급식은 알지 못한다, 아들도 제대한 지 7년이 지났다.) 바다 수온 변화로 태가 잘 잡히지 않는다고 하니 더 귀한 느낌이다. 동태탕을 메뉴로 하는 식당도 드물다. 매콤하고 시원한 동태탕 한 그릇에 군복무의 추억(고생한 기억들)을 반찬 삼아 맛난 점심을 먹었다. 건빵바지를 입고서.


마트에 들러서 건빵 한 봉지 사 들고 갈까?


지프차 한 대가 곁을 지나간다.


뿌연 흙먼지 속에

완전군장에 박격포를 얹은 싱그런 군인이

비포장 길을 줄지어 걸어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