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이제 새댁한테도 좋은 소식 올 거야!
"새댁! 우리 며느리 임신했다~"
아침 그룹 운동을 갔는데 매번 인사 나누는 회원님들 중 60대 회원님 한 분이 내게 웬일로 반가운 목소리로 인사를 하셨다. 그리고 곧이어 웃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러니 이제 새댁도 될 거야. 새댁한테도 좋은 소식 올 거야. 걱정 말고 기다리자."
다행히 호르몬의 노예 시기를 지나서인지 꼬아서 듣기보다는 뒷 말에 집중했다.
'그래, 저분이 며느리 좋은 소식을 까치처럼 들고 오셨으니 나도 그 기운 받아서 좋은 일이 일어날 거야.'
만약에 조금이라도 꼬아서 들을 만한 안 좋은 컨디션이었다면 나는 마음속이 가시처럼 한없이 뾰족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쩌라고? 나 시험관 하냐고 저번에 물어보시더니 자랑하는 거야?'
다행히 주말 동안 마인드셋 다시 하면서 잠도 충분히 자고 컨디션 조절에 힘쓰고 있어서 긍정적으로 말 그대로만 받아들이고 오늘도 유익한 운동 시간을 가졌다.
운동을 마치고 나니 원장님이 요즘 산책 하시냐고 물어서 한동안 안 했다가 지난주부터 다시 하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광합성할 겸 낮에 해 떠있을 때 걷고 오라고 원장님은 조언을 주셨다. 그 조언을 흘려보내지 않고 지난주 토요일에 한 결심을 실천으로 이어갔다. 매일 50분 이상 산책, 따뜻한 차 많이 마시기, 족욕/반신욕 하기. 누워서 유튜브나 인스타 본다고 미루고 있던 것들인데 경각심을 갖고 토요일부터 해내고 있다. 오늘도 해가 쨍하게 떠있는 12시에 집 앞 천을 노래 들으며 한 시간 동안 걸었다. 점심시간이 되니 산책하는 회사원들이 많아져 쑥스럽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고 열심히 걸어 1시간을 꼬박 채웠다. 집에 와서는 생강레몬차를 마셨고 배워머를 입고 땀을 냈다. 지금은 발은 뜨거운 물이 담긴 족욕기에 넣어두고 손은 노트북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충분히 잘하고 있다. 결심하고 나서 바로 실천하고 있는 것도 대단하다.
이렇게 나는 나를 챙기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면 된다. 나는 나의 타이밍으로, 나의 방향으로 향할 것이니!
오늘 쉬면서 본 '우리 동네 산부인과' 유튜브 채널에서 일산 마리아병원 이재호 원장님이 나오신 영상 중 상당한 위로를 안긴 마지막 코멘트를 남기고 오늘의 글은 마무리하려고 한다.
"난임 환자분들이 많이 느끼는 감정 1순위는 죄책감입니다.
'나 때문인가?'
두 번째 물어보시는 게
'뭘 더 해야 돼요?'
여러분 때문이 아니고
여러분들은 충분히 열심히 하고 계시고
병원에 와서 우리를 만나는 것 자체가
진짜 많은 용기와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거든요.
그래서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