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 근육 1kg
PT를 시작한 지도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을 흘렀다.
처음엔 한쪽으로 뒤틀려 한 발을 들어 올리기도 힘들었었는데 이젠 하체에 힘을 주고 서있는 일은 그리 힘든 일이 아니게 되었다.
골반의 틀어짐과 불안정으로 50센티 박스에 한 발로 오르고 내리기도 힘들었던 초기 시절 걱정이 한가득이었는데...
“장하다!!”
원장의 말에 나는 다시 인바디기계에 올라갔다.
‘아~ 어제 곱창을 많이 먹어서 몸도 무거운데.. 아니야 운동하고 있는데 그 정도는 먹어줘야 했어’
나는 운동을 하는 고단한 몸을 위해 신경 써 주었다며 위로하고 나의 행동을 합리화하였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나오는 결과지를 들고 원장이 웃으며 말했다
“회원님. 근육이 일 킬로나 늘었어요.”
결과지를 내려놓고 약간 흥분한 표정을 지으면서 손짓으로 근육량을 만들어 보여주며
“어디엔가 이만큼 근육이 쌓인 거예요!!”
“아... 예.....” 나는 쉽게 감흥이 오지 않았다.
‘어디지? 요즘 정리되고 있는 엉덩이? 딴딴해진 허벅지?’
내게 건네진 인바디 결과지를 들고 제일 먼저 보게 된 것은 근육량이어야 하는데 나는 본능적으로 몸무게를 눈이 갔다.
‘하~아! 그런데 살은 왜 찐 거니~~’
매번 좀 더 강도를 높이는 운동을 하고 안 쓰던 근육을 쓰게 하면서 나의 근육들은 미세하게 손상되고 다시 회복되기를 반복했을 것이다. 회복을 위해 거의 누워있는 날이 많았지만
그로 인해 빨리 회복되었고 다시 운동을 할 수 있었다.
1kg의 근육이 생기면서 나의 몸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몸의 움직임에 더 빠르게 반응하게 되었고 그다음이 의아하게도 식욕이다.
근육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도 필요했지만 단백질 합성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평소 하루 2개 먹던 삶은 달걀도 6개 이상 먹고 평소 고기를 잘 먹지 않던 나에게 고기 먹기를 갈망하게 만들었다.
근육 1kg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한다면 1,400~1,600만 원(2022년 물가 기준)이라는 정희원 교수의 글이 떠오른다.
아파서 시작한 운동이지만 겨우 한 달 만에 엄청난 돈을 벌다니.. 그렇게 생각하니 내가 뭔가 대단한 것을 이뤄낸 것 같아 뿌듯했다.
평소 숨쉬기와 걷기 운동만 겨우 하던 내가 일주일에 5번이나 운동을 하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안겨 주었다.
하지만 나의 몸은 나에게 더는 미룰 여유를 주지 않았다.
아직 건강을 위해 알아야 할 것도 변해야 할 것 도 많겠지만 계속 나아갈 것이다. 나와 나의 몸이 원하고 있으니까~~
"이쁜아! 내가 원하는 것을 계속 알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