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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진 Sep 21. 2024

선물 받다.(에너지)

매일 줄넘기 20일째

바닥이 몸을 잡아끌지만 기분은 가볍다. 창 밖 날씨는 아주 맑다.

문을 열고 나의 꿈줄을 어깨에 툭 걸치며 한 몸 되어 밖으로 나갔다.


연기구름, 새털구름, 양떼구름이 멋진 공연이 펼쳐진다. 바람 따라 흐르고, 태양빛 따라 색이 바뀌며 아침 공연을 시작한다. 공짜로 이렇게 멋진 구름 공연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


아침의 멋진 구름


나의 소중한 관절을 가볍게 깨워주고

100개 시작, 처음 시작은 줄이 발에 자주 걸린다. 신기하게도 특히 왼쪽 새끼발가락에. 이유는 모르겠다. 골반이 틀어져서 그런가 어렴풋한 추측을 해본다.


빨간색 빗자루를 들고 지나가시는 경비아저씨께서 "더운데 운동하러 나오셨어요 어여하고 들어가요" 웃으시며 인사를 건네셨다. 간단한 대화에 따뜻하고 쑥스러운 미소가 진다.


다시 100개,

지나가시는 할머니, 할어버지께서는 신기하게 보시며 지나가신다. 매일 이리 돌리니 곧 아파트에서 줄넘기하는 여자로 어필될 것 같다. 여하튼 아침은 역시 어르신들께서 하루를 먼저 밝혀주신다.

100개, 200개.... 총 1,100개


그렇게 머리카락이 해파리 헤엄처럼 부풀었다 가라앉았다를 반복하며 공중과 바닥을 빠르게 폴짝거리고 있는 중에 도로 건너편 의자에는 커피를 드시는 아저씨 여섯 분이 계셨다.

초록색 조끼로 보아 하루의 깨끗한 길을 선물해 주시는 감사한 청소부 아저씨들이시다.

무슨 대화인지는 모르겠지만 표정으로 보아 웃으시며 해파리 머리 여자를 대견해하시는 듯했다.


분명 기운이 없었는데 잠에서 깨어나듯 나의 세포들이 방울방울 터지며 힘이 솟아났다.

그냥 그분들께서 대화를 나누신 것뿐인데 내가 아침의 에너지 선물을 받았다. 행복한 기분이다.

하루의 시작부터 부지런하시고 정직하신 분들의 에너지를 받았다.


사뿐해진 걸음으로 들어와 샤워기를 틀었다. 물도 내 기분처럼 방울방울 알알이 터지며 나온다. 스스로 어깨를 토닥해주며 비누칠을 했다. 부끄럽지만 스스로에게 감동한다.

기분 좋은 시작이다. 오늘도 화이팅이다!

아침 선물을 선사해 준 꿈넘기(줄넘기 애칭)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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