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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이년생 꼰대 Jan 31. 2021

[무서야담] 눈

살포 살포 내리더니 

두둑 두둑 발소리를 남길 정도로 금시에 쌓였다.

아주 요즘, 추한 것만 뵈는 서울이 새하얀 이불을 덮은 듯

길가에 싸지른 강이지의 뇨 자국, 주름진 꽁초, 새벽이면 으ㅡ악 으ㅡ악 발정하는 새끼괭이, 

엊그제는 거 학생! 당신 조상이 중천에서 고통받고 있어!

지껄이는 협작꾼까지

.

모두 [하:야케] 고요히 [하:야케] 덮어져 버렸다.

덮음은 잠시 지움이요 새 발자국을 잉태한다.

매해 1월, 그렇게 자연은 

엄마처럼 솜이불을 깔아주며 다시 시작해보노라 외치게끔 울력한다.

.

.

.

당산역 10번 출구에 마지막 이불이 깔린다.

여자는 그 길이 맞다며

다시금 울력하며 나를 2월로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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