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뒤로부터는 도파민을 찾아 헤맸다.
누가 누굴 좋아한다니, 누가 누구한테 고백했다가 차였다는지, 들은 얘기는 점점 부풀어서 그렇게 사람들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그렇게 말이 말을 낳고 그 말이 몸집을 부풀어 가는 게 신기했다.
아니었어? 내가 착각했나 보지 뭐!
일보다는 점점 말로 업무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하루 종일 떠들고 커피 마시고 재주 부리는 여우처럼 그거 아세요? 그 부서가 그렇게 됐었다고 합니다. 하는 말들이 고발이 되고 지적질이 됐다.
"우기야... 너희 팀 소문이 많이 안 좋던데 무슨 일 있어...?"
"아니? 별일 없는데?"
"그래...? 그럼 다행인데..."
남자친구와의 데이트도 점점 도파민이 터지지 않았다. 항상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을 끌고 와서 남자친구한테 얘기하고 재미있지 않냐며 까르르 웃는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한글이란 언어가 이렇게 어렵고 무서운 거였구나. 다른 사람들의 집안과 부동산을 몇 채나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얘기하는 걸로 하루가 지나갔다. 업무를 많이 해서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랑 커피 마시고 수다 떠느라 그렇게 야근을 하는 삶을 보냈다.
그렇게 무너져갔다.
"요즘 우기랑 얘기하면 내가 이상한 사람같이 느껴져"
".. 응?"
"회사 얘기만 하고 그것도 별로 유쾌하지 않은 얘기만 하잖아"
"... 아 그랬어..?"
"나는 너랑 일상의 얘기를 하고 싶은 거지 그 사람들의 불륜이나 그런 걸 듣고 싶은 게 아니야"
그렇게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이상해졌다. 감사팀장의 최후에 대해 남자친구한테 빨리 알려주면 이런 소식을 왜 이렇게 빨리 알았냐고 역시 나밖에 없다고 할 줄 알았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좋은 일도 아니고 불미스러운 일로 사람을 징계하거나 아닌 것뿐인데 그걸 뭐가 좋다고 강아지처럼 헥헥거리며 말한다는 꼴이 우스웠다.
"우기님~~저희랑 같이 밥 먹어요!"
"우기님~~인사팀 서희님이랑 친하시죠? 저희도 재밌는 얘기 알려주시면 안돼요?"
"우기님~~!"
그리고 반대로 나하고의 점심 약속이 많아지는 부서 사람들이 생겼다. 그리고 인사팀 공지가 내려왔다.
[감사팀장 000님 징계처리로 인해 인사발령 조치]
인사발령 조치가 나고 한동안은 분위기가 삭막했다. 누가 고발을 했는지 진행절차를 밟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엄청난 금액을 받고 자기 스스로 나갔다는 말이 오고 갔다.
목구멍이 아닌 속이 좋지 못해서 오후 내내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감사팀장 다른 곳으로 옮겼다며?"
"결국 내친거지"
"내친 애들이 인사팀의 김서희랑 마케팅팀에 김혜민이랑 김우기라면서?"
"걔네 이상한 소문 들리던데?"
"어떤거?"
"걔네 임원들한테 몸팔고 다닌다던데?"
"진짜? 김서희는 유부녀잖아!"
"응 근데 오피스와이프로 하고 다닌대!"
욱씬욱씬.
이번에는 목구멍에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