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즉흥.. 글
아침부터 서둘러 얼갈이를 절였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채소와 식재료 값은 한동안 안 먹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김치는....
농수산부 지원 어쩌고 명목으로 세일을 한다는 배추는 안쓰럽게 알배기 배추 크기만도 못하다.
깍두기를 해볼까 싶어 보니 무 역시 삐죽하고 비뚤어진 모양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카트에 튼실한 얼갈이 두 단을 넣었다.
이 시기쯤이면 긴 여름의 밥친구였던 얼갈이 열무김치가 질릴 만도 한 시기인데 어쩔 수 없다. 날씨가 서늘하니 열을 빼준다는 열무는 빼고 얼갈이로만 김치를 한다.
얼갈이를 절이고, 부재료를 손질한다.
마지막에 쌓여있는 다듬고 나온 우수리들 사이에서 눈에 불을 켜고 된장국에 넣을 얼갈이 잎을 고르고, 그전 같으면 귀찮아서 쓸어버릴 쪽파의 작은 잎까지 골라 따로 모았다.
‘부침개에 넣어야지. 맛있겠다!’
순간 내 행동에 깜짝 놀랐다.
“나에게 무슨 영향이 있냐고?”
방치와 꼼수, 무관심, 무책임은 이렇게 삶이 팍팍해지며 일개 소시민인 나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엊그제 치른 국군의 날 행사로 엄청난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멋지고 좋았다. 그러나 군인들의 간식비를 삭감했다고 하니 할 말이 없다.
무처럼 비뚤어지고 싶다.
얼갈이김치를 하다가 걱정 인형은 또 걱정 속에 빠져들며 마음이 가라앉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김치거리 밑 손질을 다하고, 풀물도 쑤어뒀으니 절여지길 기다리면 된다. 그사이 나는
‘글을 쓰자.’
커다란 양배추도 한통 사 왔으니 해본 적은 없지만 엄마가 맛있게 만들던 양배추 김치도 해볼 요량이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사는 거지.
한 달쯤 지나면 금배추 가격이 내려가려나?
우수리
명사.
1. 물건값을 제하고 거슬러 받는 잔돈.
우수리는 받지 않을 테니 물건이나 좋은 것으로 주세요.
2. 일정한 수나 수량에 차고 남는 수나 수량.
한 사람 앞에 5개씩 주었는데도 우수리가 7개나 된다.
<출처. 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