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깊이 21
지켜내는 사람은
개념이 제거된 사람이다.
그러니,
용기가 없어도 버텨지고
손해를 감수하지 않아도 손해가 없고
이익을 추구하지 않아도 지켜낸 만큼 이익이며
흔들리지 않기에 넘어질 걱정도 없고
타협할 것이 없으니 선택지 또한 소거된
지켜내는 '시간'으로만 '선택'을 설득한다.
지켜내는 사람은
퇴로를 차단한 사람이다.
그러니,
빼앗길 기회도 제거되었으며
외부의 개입도 차단되었고
주장도 설득도 필요 없이
오로지 타협없는 '행위'만으로 '존재'는 드러난다.
지켜내는 사람은
'기억'할 필요조차 없는 사람이다.
그러니,
당연히 해야할 것들은 해내고
마땅히 주어진 것들은 남겨지고
기어이 쌓여야할 것들이 쌓여
온전하게 지켜낸 '자리'에 '흔적'으로 각인된다.
지켜내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 아니라 강해질 수밖에 없는 사람.
남아있는 사람이 아니라 나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
의지가 굳건한 사람이 아니라 의식이 열려 있는 사람.
개념이 명확한 사람이 아니라 이미 정의되어 있는 사람.
붙드는 사람이 아니라 빼앗을 수 없게 만든 사람.
그래서,
지켜내는 사람은
하나의 '사례'로 자신을 설정한 사람.
하나의 '증거'로 자신을 고정시킨 사람.
하나의 '결론'으로 자신을 시작시킨 사람이다.
그렇게,
지켜내는 사람은.
'결과'로 과정을 설득하고
'행위'로 '존재'를 드러내고
'귀결'로 '조건'을 침묵시킨 사람이다.
지켜낸다는 것은
의지나 근성의 문제가 아니다.
일상의 구조다.
지켜내는 사람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
'자리'에 '존재'를 새기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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