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비밀 병기가 있었다

2021. 12. 10.

by 그런썸


꿈은 자기 암시다. 지금의 내 마음이 어떤지, 내 바람은 무엇인지 혹은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수면 아래서 내게 말을 건다. 지난밤 꿈에서 본 대로 학교에 가자마자 '칠판 낙서 금지'를 선포했다. 그와 더불어 모닝 페이지 못 쓴 사람도 남아서 쓰고 가는 원칙을 지키라고 경고를 날렸다. "지금까지 잘해 왔는데 마무리가 중요하다. 졸업이 이제 코 앞인데 좋은 기억을 가지고 가야 되지 않겠니." 세게도 이야기했다가 어르고 달래기도 했다.


교실에서의 원칙은 우리들을 지켜 줄 울타리이고 나를 포함하여 조용한 성향의 아이들일수록 그 안에서 편안해한다.


'아이들과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지키는 것'


나의 비밀 병기를 발견한 순간이었다. 답은 가까이에 있었다.



오늘 1교시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어렵게 돌아오는 도서관 이용 시간이었다. 아이들에게 독서록을 들고 한 줄로 조용히 내려가게 하고 나도 교실에 있는 책 중에서 토드 휘태거의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를 가지고 갔다.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내 책을 보았다. 지난번에 읽으면서 인덱스 표시를 해 놓은 문장이 대문짝만 하게 눈에 들어왔다.


"교실 내의 주요 변수는 학생이 아니라 교사이다."


교사는 교실에서 누구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을까? 교사는 아이들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다. 토드 휘태거는 '자기 자신'을 통제할 수 있을 뿐이라고 했다. 지금 나에게 얼마나 처방전 같은 답을 주는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들의 연속인 교실에서 나 홀로 어른인 교사는 얼마나 고독한 사람인지 모른다. 그러나 변수인 나로 인해 교실이 바뀔 수 있다니 책임감이 무겁게 다가오는 말이었다. 문장에서 '교실'을 '삶'으로 바꾸어도 역시 진리이다. '삶의 주요 변수는 남이 아니라 자신이다.' 살면서 남이 변하길 바라지 말고 자신부터 돌아보라는 말과 무엇이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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