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고 싶은 거 먹음 안 되나요
식사를 하는 건 직장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행위입니다. 아니 과장해서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행위가 아닐까요?
사람마다 다르지만 어떤 이들에겐 우울했던 기분을 확 바꿀 수 있는 행위가 되기도 하고, 맛의 추억을 통해 과거로의 여행도 가능하지요.
외국에 나갔을 때는 매콤한 음식이 그리워져서 라면을 꼭 사가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굳이 그런 스타일은 아닙니다만, 먹는 것이 단순히 에너지만 공급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음식에는 그 나라 문화가 집약된 그 나라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가슴이 따뜻해지는 존재하기도 하지요, 우스갯소리로 “조커가 한국에서 살았다면 따뜻한 국밥 먹고 그새 마음이 풀려 저런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댓글에 조금은 공감했습니다.
이렇듯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식사, 직장인들의 오아시스 점심시간, 주어진 약 1시간 남짓 우리는 무엇을 먹을까? 하는 행복한 고민 혹은 무엇을 먹을까? 지루함과 고통의 고민의 시간을 거쳐 그날 하루를 충당하기 위한 시간입니다.
몇 년 전 다녔던 직장은 점심 식사 식대가 제한이 없었습니다. 식대가 제한이 없다니...? 세상에? 이런 천국 같은 곳이?
당시 이 회사를 입사하게 된 중요요소 중 하나가 식대가 제한이 없다!라는 당당했던 사장님의 말이 허풍 같았지만 너무나도 달콤하게 다가왔기에 입사를 결정하였습니다.
실제로 점심식대에 정말로 제한이 없었습니다. 물론 직원 분들도 너무 비싼 거는 주문하진 않고 적절한 선에서 시킨 시 긴 하지만, 눈치 봐서 편의점 도시락 하나 이렇게 사는 게 아니라 평균적으로 15,000원 이상은 별 부담 없이 주문을 하시는 겁니다.
어찌나 마음이 편안해지던지 먹어도 간에 기별도 안 가는 샐러드를 메뉴추가를 통해 배부르게 먹어보기도 했네요.
그런 반면에 밥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주는 직장도 있었지요, 여긴 식대를 안 준다 이런 개념을 넘어서 밥을 만들어먹는 회사였습니다.
오... 세상에 첫날의 당황스러움은 아직도 잊지를 못하겠네요.
입사 첫날 정신없는 오전을 보내고 한시정도가 넘어서 다들 밥 먹자~ 하시면서 반찬통에서 반찬을 꺼내고 국과 밥을 펼치는 것이... 솔직히 맛있었으면 나쁘지 않은데?라고 했을 터이지만 이건 무슨 군대 배식보다 부실한 밥이 나오니 짜증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한 달 정도를 그렇게 버텼는데 한 달이 넘어서는 도저히 짜증이 나서 점심시간에 “저 혼자 밥 먹으러 가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나갔었지요. 처음엔 엄청 눈총을 받았지만 그 눈총보다 점심시간의 즐거움이 더 중요했었습니다.
저의 행동이 신호탄이 되어 그동안 눈치 보던 직원들이 하나둘씩 나가서 본인이 먹고 싶은 것을 먹기 시작하였지요, 그렇게 직원들의 점심시간을 해방하게 하였고 더 이상 같이 밥을 만들어 먹은 일은 없었습니다.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식(食)은 삶의 특권이라고, 삶의 특권 정도는 눈치 안 보고 편하게 먹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