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하다 보면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몇 바퀴 타야지’
하고 마음을 먹으면 잘 안 되고,
그냥
“몸이나 풀어볼까” 하고 들어갈 땐
생각보다 더 멀리 간다.
오늘도 그랬다.
장거리로 넘어갈 때마다
항상 속으로
“내가 20바퀴를 탔었다고?”
싶은데,
이상하게도
그 지점 근처에 오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포기하지 않으면
이 템포 그대로 갈 수 있겠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 같은 거.
오늘은 그게 유독 강했다.
12~13바퀴쯤 돌면
목이 말라지기 시작한다.
숨 쉬는 것보다
물 한 모금 들이키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이것도 운 같다고 해야 하나.
갈증이 오는 시점은
매번 다르니까.
잠깐 멈춰서 숨을 고르는데
문득, 다른 사람들은 괜찮을까 싶었다.
레인 끝에
학교 다닐 때 마셨던 아리수처럼
수영장 안에
뭔가 자동 정화되면서 갈증까지 풀리는 장치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 상상을 하다가
그냥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