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바퀴 후

by 샤인

가끔은 몸을 충분히 풀고 시작했다고 생각해도

막상 수영을 하다 보면 골반이 뻐근하거나 어깨가 묵직할 때가 있다.

오늘이 딱 그랬다.

뻐근한 게 하다 보면 괜찮아지겠지 하면서 시작했는데

오늘은 다리에 쥐가 날 뻔했다.


유난히 물도 자꾸 들어오고

초반부터 장거리로 빠르게 전환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다시 감각을 잡고,

물속의 흐름과 내 리듬을 천천히 되찾은 뒤

쉼 없이 달렸다.


30바퀴를 끝으로 물에서 나오니

항상 맞추던 45분이 정확히 되어 있었다.

초반에 몸풀기로 3바퀴,

쥐가 날 뻔했던 5바퀴,

그리고 본격적으로 들어간 30바퀴.

합치면 총 38바퀴다.


25미터를 35초 안에 돌아온다고 가정했을 때

중간에 숨을 고르고

물속에서 스트레칭하며 쉰 시간은

3~4분 정도밖에 안 되는 셈이다.

그만큼 생각보다 빡빡하게 잘 채운 거였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끝나고 나올 때

피로감이 확 올라왔다.


터덜터덜 수영장을 나서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 번쯤은 온전히 50분을,

쉬지 않고 물속에만 있어보고 싶다.’


10바퀴를 할 수 있을까? 라고 의심했을 때

이미 나는 10바퀴를 돌고 있었고,

20바퀴는 가능할까? 싶었을 땐

어느새 그 숫자에 도달해 있었다.

30바퀴도 마찬가지였다.


매번 시작할 땐 늘 의심부터 하지만

항상 5바퀴만 넘어가면 자신감이 붙는다.

그래서 오늘도 믿어본다.

언젠가 50분 내내 물속에 있는 나를,

그걸 해내는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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