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적일지라도
"야, 요즘 누가 그런 말을 쓰냐?"
사실 나 역시 'It’s raining cats and dogs'라는 말을 실제 대화에서 들어본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대신 'It’s pouring'과 같은 말을 더 많이 들어보았다. 하지만 아마 많은 사람들은 'It’s raining'이라는 말까지만 들어도 자연스레 'cats and dogs'가 생각날 것이다. 거의 모든 영어 교재에 등장하는 표현이니까.
그렇지만 내가 실제 들어본 일이 거의 없다 해서 잘못된 말인 것은 아니다. 이 말은 여전히 미국의 여러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다소 교과서적이거나 오래된 표현처럼 느껴질 수 있을지라도, 그게 잘못된 말은 아닌 것이다.
'How are you?'라는 질문에 답할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종종 'I’m fine, thank you, and you?'라고 답한다. 그리고는 웃는다. 반사적으로 답을 하기는 했지만 이건 교과서에 나오는 말이며, 실제로 원어민들은 다르게 말한다는 것을 우리는 대부분 알고 있으므로.
그렇지만, 교과서에 나오는 말이면 뭐 어떤가?
원어민이 아닌데 원어민처럼 말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이 '감사합니다'라는 말에 '천만에요'라고 답했을 때, 그걸 잘못되었다고 지적할 사람은 없다. 실제 대화에서는 '천만에요' 보다 '괜찮아요' 혹은 '아니에요'가 더 자주 쓰이지만, 그렇다고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내가 배운 대로 하는 말, 내가 아는 걸 최대한 번역해서 해보는 말, 그 모든 것이 소통의 시작이다. 문법이 지켜지지 않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텐데, 하물며 문법에도 맞고 쓰임새도 맞는 말을, 왜 우리는 부끄러워하며 써야 하는가.
잘하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못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건 아니다. 누구나 첫 시직은 서툴다. 자연스럽고 유창하게 말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분명 누군가가 알려준 말들을 따라 하는 것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오직 단 하나의 영어는 없다. 영국, 미국, 인도, 호주 등 각각의 영어권 국가들은 저마다 다른 억양뿐 아니라 미묘하게 다른 단어와 표현들을 사용하곤 한다. 한 지역에서 어색한 말이라고 할지라도 다른 지역에서는 매일 쓰이는 말이라면, 그걸 누가 틀렸다고, 이상하다고, 지적할 수 있을까.
그러니 비가 많이 내릴 때 그냥 반사적으로 'It’s raining cats and dogs'라고 말하더라도, 아무 상관없다. 비가 많이 온다는 말, 그 느낌만 전달되면 되는 거니까.
일단, 빗소리를 뚫고 전달될 정도로 자신 있는 목소리만 있으면 된다. 그러면 모두 다 알아들을 것이다.
그럼에도 다른 말을 쓰고 싶다면
It's raining cats and dogs를 대체할 말: It's pouring. / It's raining heavily. / It's really coming down. / It's coming down in buckets.
How are you?를 대체할 말: How are you doing? / How have you been? / How's everything? / How's it going? / How are things going?
I'm fine, thank you and you?를 대체할 말: I'm good thanks, and you? / I'm doing well, how about you? / Good, how are you?
Thank you를 대체할 말: I appreciate it. / I owe you one. / I'm so grateful. / I can't thank you enough. / Much obliged. (문어체) / Much appreciated.
You're welcome를 대체할 말: No problem. / Anytime. / Don't worry about it. / No worries. / Happy to help. / Don't mention it. / The pleasure is all mine. / It was the least I could 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