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는, 딸이기 전에 한 사람입니다.”
지금까지 나는 ‘누군가의 딸’로 불리는 삶에 익숙했다.
엄마의 딸, 아빠의 딸. 외갓집에서는 ‘기남이 딸’, 학교에서는 ‘누구의 언니’, 결혼하고는 '누구의 아내', 아이를 낳고는 '누구의 엄마'
이름보다 먼저 불리는 건 늘 ‘~의 딸, 언니, 아내, 엄마’였다.
그 말에는 사랑도 있었지만, 책임도 있었다.
‘엄마 아빠 속 썩이지 않는 딸이 되어야 해.’
‘부모님 얼굴에 먹칠하지 말아야 해.’
‘그 집 딸인데 왜 저래’라는 말이 두려워
나는 늘 조심하고, 잘해야 한다는 긴장 속에 자랐다.
언젠가부터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원하는 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부탁을 거절하면 미안하고,
내가 먼저 결정하면 이기적인 사람 같았고,
어디까지가 내 마음이고, 어디부터가 남의 기대인지 모른 채 살아왔다.
그렇게 살다 보니, 어느 순간 내 마음이 없어졌다.
하고 싶은 것도, 좋아하는 것도, 싫은 것도 모르게 되었다.
남에게는 친절했지만, 나에게는 너무 인색했다.
늘 남을 먼저 챙기느라, 나는 늘 마지막이었다.
그래서 이젠 조금씩 배우고 있다.
‘누군가의 딸’이기 이전에, 나는 하나의 인격체라는 것.
‘내가 원하는 것’을 묻는 연습,
‘지금 나는 어떤 감정인지’ 느끼는 연습,
‘이건 내 마음이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는 연습.
그동안 나는 ‘착한 딸’이라는 옷을 입고 살았다.
그 옷은 따뜻했지만, 나를 숨기게 만들었다.
이제는 그 옷을 벗고, 내 마음에 맞는 옷을 하나씩 지어 입고 싶다. 입어 보고 맞지 않으면 불편해요.라고 말하는 것, 바로 경계를 세우는 것이다.
경계를 세운다는 건,
타인을 밀어내는 일이 아니라
내가 나를 보호하는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엄마와의 관계도, 조금 달라졌다.
예전처럼 엄마의 기대를 다 들어주려 하기보다,
내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엄마, 나는 이런 게 힘들었어.”
“이건 내가 알아서 할게요.”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이제는 그 말이 나를 지켜주는 울타리가 된다.
나는 더 이상,
누군가에게 칭찬받기 위해 사는 사람이 아니다.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사람도 아니다.
이제 나로서 살아가기로 했다.
내가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이제 ‘나’에게 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자식, 누군가의 배우자, 누군가의 부모로 살면서 꼭 필요한 ‘나’로 사는 걸 뒤로 미루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중심을 잡고 싶다.
나는 딸이지만, 그보다 먼저 나 자신이다.
나는 이제, 나로 존재하고 싶다.
<나의 이야기에서 우리의 이야기로>
역할이 아닌, 존재로 살아가는 연습
나는 늘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좋은 사람으로 살아왔다.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애쓰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내 마음을 감췄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착한 딸’로 사는 것과 ‘나답게 사는 것’은 다르다는 걸.
내 감정을 살피고, 내 마음에 솔직해질수록
나는 더 이상 타인의 기대 속에 살지 않는다.
내 선택에 책임지고, 내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순간
나는 누군가의 딸이기 전에 ‘나’로 존재하게 된다.
이제 나는 안다.
경계를 세우는 건 이기적인 게 아니라
나를 지키는 따뜻한 방식이라는 걸.
그럴수록 나는, 더 다정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
《나는 누구의 딸이기 전에, ‘나’입니다》
1. 나는 어떤 '역할'로 불려 왔나요? (5개 이상 적어보세요)
예: ○○이 딸, ○○이 엄마, 누구의 아내, 누구의 동료, 좋은 아이, 착한 사람 등
2. 그 역할 속에서 내가 가장 자주 했던 말과 행동은?
예: “괜찮아요”, “제가 할게요”, 부탁을 거절하지 못함 등
3. 내가 원하지만 잘하지 못했던 말이나 행동은?
예: “그건 싫어요.” “지금은 힘들어요.” “혼자 있고 싶어요.” 등
4. 지금의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역할이 아닌 ‘내가 바라는 나’)
예: 솔직한 사람, 자기감정을 존중하는 사람, 거절할 수 있는 사람
5. 오늘 내가 나를 지켜준 한 가지 행동은 무엇이었나요?
예: 피곤할 때 쉬어준 것, 하기 싫은 일을 거절한 것, 내 감정을 느껴준 것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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