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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효신 Jan 16. 2021

아침 해가 뜬다는 건

지난 주의 이야기

2020.1.11


길고 긴 편안한 주말을 보냈다. 

토요일 아침 눈을 떴는데 얕은 반짝거림이 느껴졌다. 바닥에는 햇살이 사선으로 비추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창문을 바라 보았다. 아. 흐리멍텅한 아침 대신 햇살이 있는 하늘이 이렇게나 아름다웠던가?

나는 이불 속에서 흐느적 느리게 빠져나와 장을 보러 갔다.

기대한 것 보다 더 빠르게 빛은 사라졌지만 따스함으로 아침을 맞이해서 행복했다. 

 주말이 지나고 오늘 아침 늘 똑같은 시간 7시 50분에 밖을 나서는데 어둠의 명도가 달라진 걸 느꼈다. 

예전보다 한꺼풀 가벼워진 하늘이었다. 나 또한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8시 33분, 역에서 내렸다. 어느새 어둠은 걷혔다. 오늘따라 날은 더 쌀쌀하고 길거리의 잎들은 꽁꽁 얼어 하얀 서리로 가득한데 하늘을 올려보니 분홍색 구름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아니, 이 시간에 분홍색 구름이라니! 회사로 걸어가다 멈춰서서는 연신 사진을 찍어댄다. 괜히 먼 길을 빙 느릿 느릿 돌아 하늘을 다시 한번 더 보고 아쉬운 마음 가득 안고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아- 해가 뜬다는 건 내 마음에도 환한 빛이 스며들어 따스함과 아른함으로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 것.

흐리멍텅 했던 나날들은 스쳐지나가고 환한 빛들의 날들만 남아-


2020년 1월 11일의 아침 하늘



2021.1.15

 아쉽게도 이번 주말은 기어다니고 있다. 목요일부터 날도 흐리멍텅하고 내 마음도 왜인지 모르게 무겁다. 좀 지친 거같은데 어디에서 오는 피곤함인지는 모르겠다. 왔다리 갔다리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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