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무엇이 됐든, 굽히지 않는다.
개강한 지도 2주가 되어가네요. 이번 주를 보내며 많은 것들이 확정이 됐어요.
과 학생회에 합격했고, 과동아리는 두 개를 하고, 중앙동아리는 운영진을 맡게 됐죠. 4개 중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활동은 따로 있답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밝힐게요.
남들에겐 학기 초가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겠지만, 제게는 그 어느 때보다 부담감과 책임감이 막심한 학기가 됐어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제 일기장에 써도 충분하기 때문에, 딱 한 줄만 할애하도록 하겠어요.
"당신에게 다가오길 기다리는 편인가요, 직접 가서 쟁취하는 편인가요?"
저는 지금까지 크게 신경을 안 쓰는 편이었어요. 그러니까, 신경은 엄청 쓰였지만 좀 수동적이었다고 해야 될까요. 운명이 다가오기를 바랐고, 다가오지 않으면 끝내 납득을 했죠. 하지만, 이번엔 처음으로 그러지 않으려고요. 직접 가서, 쟁취하겠어요. 아주 체계적으로, 전략적으로 시도해 보기도 전에 운명이 다가오지 않는다고 계속 고정된 스탠스를 유지하는 건 더 이상 하면 안 되겠어요.
제발 다음 주부터는 술을 마실 일이 덜 생겼으면 좋겠네요. 술을 그리 즐기지 않는 제게, 의무는 아니지만 의무인 듯 만들어지는 그런 술자리들은 참 고역이라, 부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있기를. 저녁 술자리를 가지면, 저녁시간은 물론이고 운동도 못할뿐더러 안주도 먹게 되기 때문에 한 번에 몇 가지를 잃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물론, 얻을 수 있는 것도 있죠. 무엇이든 관점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결괏값을 가질 테니까요.
술자리) 긍정: 아는 사람이 생긴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즐겁다(?) 음... 더 있을까요?
술자리) 부정: 살이 찐다. 시간을 뺏긴다. 친분이 없는 사람과의 술자리는 그다지 편하지 않다.
아마 올해는 작년에 마셨던 것의 못해도 5배는 술을 마시게 될 것 같아요. 이미 개강한 뒤로 작년에 먹은 것보다 많은 양의 술을 마셨기 때문이죠. 인간은 술을 마셔서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망가져있던 인간을 술이 보여주는 것일 뿐이라는 글이 생각나네요.
술 이야기를 좀 더 해보겠어요. 술 좋아하시나요? 술 좋아하는 사람 참 많더라고요. 저도 술을 좋아해 보고 싶기 때문에, 그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 따윈 없어요. 지금까지는 정말 이 맛없는 걸 왜 마시지?라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래서 전 마셔도 와인이나 샴페인 같은 맛있는 술을 선호했죠. 하지만 이젠 좀 알 것 같기도 하네요.
맥주 500에 딱 소주 한두 잔을 따라서 마시니, 처음으로 달다는 맛을 느껴봤죠. 그때 이후로 전 마셔도 소주와 맥주를 무조건 섞어 마신답니다. 비교적 약한 제 주량을 감추는 데 효과적이기도 하고, 소주나 맥주보다 훨씬 맛있기도 하고요. 어떤 분들은 섞어서 먹으면 더 빨리 취하고 다음날 숙취가 더 심하다고들 하시던데 전 그런 게 전혀 없어서, 계속 고수할 생각입니다. 혹시 주량이 약하신 새내기 분들, 고민이시라면 섞어드셔 보세요. 애초에 맥주잔이라서 원샷 눈치 볼 필요도 없고, 좋답니다.
음주 권장 글이라고 브런치 측에서 제재하는 것 아닐까 싶네요. 절대 권장하는 글이 아닙니다!!!!!!
글에서 술 냄새가 나는 것 같으니 그만할게요.
INDIVIDUAL이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개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왜 individual일까요?
교양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해주신 말씀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인데, in - dividual. in은 어떤 단어 앞에 붙어서 반대의 뜻을 나타내곤 하죠. 그리고 dividual은 나눌 수 있는, 분리된, 분할할 수 있는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요. 합쳐보면, 나눌 수 없는, 분리할 수 없는 이라는 뜻을 가진 것이죠. 개개인이, 인간이 사회 또는 서로와 분리될 수 없는 존재임을 나타낸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정말 순간 소름이 돋았어요.
당연하겠죠. 개인은 사회와 분리되어 살아갈 수 없습니다. 왜 사회와 분리되어 살아갈 수 없는지에 대해서도 쭉 써 내려갈 수 있지만, 지금까지의 대학일기 내용과 꽤 중복되는 내용이 있을 수 있어서 안 하려고요.
벌써 다음 주 금요일이 제 생일이네요~! 생일이 춘분이라서 괜히 더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 것 같은데, 원래 무의미함에 의미를 붙여나가는 거죠. 솔직히 기대되는 건 다음 주보다는 다다음주이긴 하지만, 다음 주도 예상외의 재밌는 일이 일어날 수 있으니까! 남은 오늘과 내일, 최대한 공부하고 즐길 준비를 해볼게요.
저는 중앙동아리를 가장 아껴요. 독서 동아리인데, 제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이 다 그곳에 있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