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버거울 땐 작은 징검다리를 놓으세요
때로는 일상이 버겁게 다가올 때가 있다. 그렇게 즐거웠던 출근길이 어느 순간 어깨를 짓누르고 발걸음이 무겁게 질질 끌린다. 일요일 밤이 아니, 매일 밤이 너무나도 짧게만 느껴진다. 특별한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닌데 에너지가 바닥까지 끌려내려 가는 느낌. 한동안 내가 그랬다.
혼자만의 여행을 다녀온 후로 충전된 기운이 어느 정도 유지되다가 서서히 빠져나가는 순간이 찾아온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여행을 갈 수 없는 시간. 그래서 나는 다른 방법을 찾았다. 일상 속에 작은 징검다리들을 놓는 것이다.
일주일 주기의 징검다리는 당연히 주말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주중을 견디기 힘들다. 그 사이사이 소소한 행복이 좀 더 필요하다. 나는 그 작은 즐거움을 내가 하고 싶은 것들로 돌다리들을 놓으며 하루하루를 채워간다.
지난주 목요일에는 아이패드 드로잉 모임에 갔다. 당근에서 동네 인연으로 만든 모임이다. 2주에 한 번씩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카페에 모인다.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그림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주말에는 글쓰기 모임에서 오프라인으로 만났다. 회원 중 한 분의 아지트에서 함께 고기도 구워 먹고 어스름 밤기운 속에서 모닥불 불멍도 하며 대화를 나누었다. 이 또한 나의 작은 징검다리였다.
이번 주 화요일 저녁에는 책 쓰기 연수가 있다. 언젠가 하고 싶은 책 쓰기에 대해 들을 생각을 하니 설렘이 차오른다. 금요일에는 소속된 교사모임에서 준비해 준 뮤지컬 관람을 신청했다. 퇴근길이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나만의 작은 징검다리 놓기는 혼자만의 여행 이후 생각해 낸 방법이다. 긴 휴식을 누릴 수 없을 때, 내가 좋아하는 일로 짧은 순간을 채우는 것.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 그림 모임, 관심 있는 분야의 연수 듣기, 좋아하는 분야의 문화생활 같은 소소한 기쁨이 일상에서 소진되는 에너지를 다시 채워준다. 완충은 아니지만 하루하루를 지낼 수 있는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분이다.
그래서일까. 번아웃으로 너무 하기 싫었던 저녁 준비가 요즘 그다지 힘겹지 않다. 작은 징검다리들이 나의 균형을 지켜주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매일 찾는다. 이번 주는, 다음 주는 어떤 돌을 내 앞에 놓을 수 있을까. 이렇게 퐁당퐁당 건너다보면 계절이 바뀌고, 한 해가 채워지겠지. 그때 나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잘 견뎌왔어. 너만의 길을 잘 걸어왔어. 오늘을 지탱해 준 가장 아름다운 길이었어. 정말 애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