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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셋이 집을 샀다고 말했다

평범한 30대 직장인의 패닝바잉기 3부

by 글쓰는 워커비


- 2부에 이어서 -


오늘 이야기할 친구는 모두 세 명입니다. A는 대학에서 함께 동아리를 하며 동고동락했고, 각자 노력한 끝에 같은 그룹사에서 일하게 된 재밌는 인연입니다. 두번째 친구 B는 중학교 3년간 남다른 우정을 쌓은 재밌는 친구인데요. 이 친구는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와 여의도 금융회사에 취업하여 다니는 친구입니다. 세번째 친구 C는 함께 대학생 대외활동을 했던 친구로 취준생 시절부터 현재까지 인연을 이어나오고 있죠.


1. 대학 동아리 친구 A


첫 연락은 2020년 6월초, A에게서 왔습니다.


동아리 동기 단톡방에 A가 최근에 집을 샀다는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왜 샀는지를 물으니 최근에 부동산 공부를 해보니 여전히 많이 오르지 않았고, 앞으로 6월 이후에 크게 오를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A는 정부의 강한 지지자였기에 이 친구의 판단이 매우 의아했는데, 더이상 정부를 믿고 기다리기엔 부동산의 폭등전야라고 보는게 맞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며 동기들에게도 서둘러 생존을 위해 집을 사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 집 샀다. 너도 빨리 사"


잠시 외면했던 부동산 문제를 가까운 사람이 들쑤시니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사긴 살거였지만, 조금 더 기다려보려고했습니다. 물론 몇개월 사이 주식투자로 좀 벌었던것을 한참 상회하는 만큼 목표한 집의 집값이 올라버려서 박탈감을 한참 느끼는 시기였으니깐요.


2. 오랜 중학교 동창B


그리고 며칠 뒤 중학교 친구 B를 만났습니다.


다같이 곱창전골에 술한잔을 했는데요. 이친구도 마침 집을 사고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했습니다. 다같이 송파에서 나고 자랐지만, 신혼집을 송파에 꾸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B는 강동구에 집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너무 좋은 지역에 신혼집을 얻어서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너무 의외였습니다. 혹시 집에 돈이 많은가? 하고 물었지만, 친구의 대답은 의외였습니다. 그야말로 풀영끌이더군요. 9억넘는 집을 사려고 전세를 끼고, 여자친구와 자신이 모은돈에 양가의 신용대출을 모드 끌어오는 그야말로 가용현금 최대를 끌어오는것이었습니다.


친구는 결혼하는 김에 어차피 살 집 미리 구했다 생각하고, 갭투자*로 집부터사고, 실거주를 위해 돈을 갚을 동안 부부는 월세로 오피스텔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술자리에서 친구가 다시 한번 강조해준 집을 사라는 말이 신경쓰이기 시작했습니다.


3. 대외활동 친구 C


그리고 며칠 후, 저보다는 2살 어린, 대외활동에서 만난 동생들이 있는 카톡방이 울렸습니다. 한 친구는 사업을 시작한다는 이야기, 한 친구는 집을 계약했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나와 함께 사회생활을 시작한 친구들인데 누군가는 제 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으며, 누군가는 직장인의 꿈 내집마련을 한다고 하는 순간 이었습니다.


그리고 집을 계약한 친구는 제게 말했습니다.


“형, 6.15 대책 나오는게 좀 쎈갑다. 소문 찌라시 도는것만 봐도 그렇고”


단 일주일사이 내 또래의 친구들로부터 집을 샀다는 이야기를 연달아 들어보니 멍해졌습니다. 아직 기다려야할 때가 아닌가 싶었고, 요 몇개월 사이 급격하게 오른 집값을 받아주는 친구들을 보니,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들 대기업 직장인 4,5년차로 다들 1억정도는 모은 것입니다. 그리고 문득 드는 생각이, 이제 내 또래는 집을 영끌해서 살 나이가 되었구나.. 라는 깨달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지체하지 않고 전에 봐두었던 아파트를 다시 보았습니다. 어느새 5억을 밑돌던 아파트는 5억을 찍고 드물게 5억을 넘긴 아파트들도 나오기 시작합니다.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그리고 6.17 대책이 나옵니다.



*오늘의 부린이 토막 상식

*갭투자 : 전세를 끼고 부동산을 투자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누가 그랬던가요. 자기돈으로 집사는 사람이 어디있냐고. 요즘은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매합니다. 9억이하는 40%까지 대출이 되고, 이마저도 신혼부부, 저소득자등 여러 조건만 맞으면 50% 70%까지도 가능하게되었죠. 하지만, 여전히 인기있는 주요 입지의 아파트는 가격이 워낙 높은 탓에 은행대출만으로는 구매가 어렵습니다. 이런 좋은 입지의 곳은 전세가도 상당히 높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높은 전세가를 끼고 매매가와 전세가의 GAP만 집주인에게 주고 구매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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