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한 요즘 아이들
우리 아이들은 4세 6세 어린 유아들이라 스마트폰이 없다. 부모로서 아이들이 몇 살쯤 되면 스마트폰을 손에 쥐어 주어야 할까 하는 고민은 누구나 할 것이다. 나 또한 예외는 없으리.
우리 첫째 아이는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에 다니고 있어서 등하원길에 초등학생 형아 누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유치원생까지는 등하원을 할 때 선생님 손에 부모가 아이를 직접 인계해야 하는 것이 의무지만 초등학생이 되면 교문 앞에서 엄마 아빠와 인사를 나누고 혼자 학교 안으로 들어서야 한다고 한다. 우리 여섯 살 첫째도 2년 후에는 혼자 교문을 들어서겠지.
아이를 낳기 전에는 지나가는 아이들에 대해 크게 관심이 있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 엄마가 되고 나서는 지나가는 아이들도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고 우리 아이들같아서 관심이 간다. 그래서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환하게 인사를 건네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지나가는 아이들의 언행을 관찰할 기회가 많은데 내가 요즘 제일 걱정인 건 스마트폰을 들고 고개를 푹 숙이며 걸어가는 아이들이다.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성인 모든 연령층이 스마트폰 중독시대라지만 어린 초등학생까지 고개를 푹 숙이며 스마트폰을 바라본 채 걸어가니 너무 걱정스럽다. 특히 차가 쌩쌩 지나가는 길가나 횡단보도에서 그렇게 걸어가면 더욱 위험천만한 상황이다.
나는 운전자다보니 차 안에서 초등학교 근처를 지나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면 그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 지 더 체감할 수 있다. 킥보드를 타거나 자전거를 타며 스마트폰을 다른 손으로 들고 폰 화면을 바라보며 타고 지나가는 아이들이 가장 위험한 것 같다.
직장 다니느라 바쁜 엄마 아빠들이 주로 아이들에게 이른 나이부터 스마트폰을 사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선배 엄마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들어본 적이 있다. 그리고 반 아이들 대부분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안 사주면 팀 과제 때문에 연락을 할 때도 다른 아이들과 학부모들을 불편하게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고 들었다.
스마트폰이 아이들의 뇌발달과 정서발달에 어떤 영향을 끼치냐보다 더 중요한 건 우리 아이들의 신체 안전을 확보하는 일이다.
스마트폰을 아이 손에 쥐어주더라도 자신의 아이가 길을 걸어갈 때 스마트폰을 가지고 어떻게 걸어가는 지를 단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부모라면 당장 스마트폰을 뺏을 것 같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걸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전쟁 속 고아만큼 위험천만해보인 것만은 확실하니까. 적어도 내 눈에는 그래보였다.
그래서 나도 유아 둘을 키우는 엄마로서 스마트폰 사용 연령에 대해 지식이 없어서 고민이 많았지만 그 고민을 깔끔하게 해결했다. 사주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기로. 왜냐고? 아이가 스마트폰을 들고 걸어가다가 자동차 사고가 난다면 그게 마치사고를 당하는 원인 제공을 엄마인 내가 한 것 같은 죄책감이 엄청나게 들 것 같아서다.
물론 각자의 선택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등하원길을 몰래 단 한 번이라도 숨어서 지켜보고 결정하면 좋을 것 같다고 세상 모든 엄마 아빠에게 제안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