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 에피소드2. French Toast
아침 식사로 먹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빵은 아마도 토스트일 것이다. 토스트와 함께 버터와 잼, 또는 달걀을 먹는다면 하루를 잘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냥 토스터기에 구운 빵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때, 아마 프레치 토스트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빵에 적신 우유를 다시 한번 달걀과 우유에 적셔 버터와 함께 노릇하게 구워주는 프렌치토스트는 달콤한 시럽 또는 귀찮치 않다면 설탕에 졸인 과일과 함께 먹는다면 그냥 토스트가 주는 만족감보다는 훨씬 큰 아침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조쉬는 엄마의 퇴원 기념 아침식사로 프렌치토스트를 만들어 준다.
프렌치토스트가 일반 토스트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듯 이 에피소드에는 유난히 나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로즈를 돌봐주러 온 페그 이모는 오자마자 조쉬에게 알 수 없는 질문을 하고 제프리와 첫 데이트에 간 조쉬는 제프리에게 자신의 나이에 대한 농담을 하지만 제프리는 농담을 잘 알아듣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여자 친구 니브와 헤어지겠다고 선언한 톰은 집에 찾아온 니브에게 오히려 '이제 너는 15 살이 아니라 21 살'이라며 꾸중을 듣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취향은 입맛은 변한다. 취향이 변한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어쩌면 감각이 무뎌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어릴 때는 죽어도 먹기 싫던 음식들이 이제는 먹을 수 있고, 어쩌면 좋아하는 음식이 되기도 하고 어릴 때는 좋아서 먹던 음식이 이제는 먹지 않는 음식이 되기도 한다. 라면을 싫어했던 나는 이제 라면을 자주 먹게 되었고 번데기를 좋아하던 나는 이제 번데기를 먹지 않게 되었다. 프렌치토스트는 그 변화의 과정에 위치를 잡지 못한 한 가지 음식이다.
어릴 때 먹던 프렌치토스트는 지금 내가 만드는 프렌치토스트와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졌고 다른 방식으로 먹었다. 두꺼운 식빵에 우유를 가득 담아 부드러운 토스트가 아닌 우유보다는 달걀과 버터를 더 많이 담아 부드럽기보다는 바삭하고 시럽과 함께 먹지 않았기 때문에 달콤하기보다는 짭짤한 버터맛이 더 강했다. '프렌치토스트'라고 부모님이 가끔씩 식빵을 잔뜩 사 오셔서 해줬던 그 토스트는 훗날 길거리에서 파는 토스트 가게에서 자주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나는 그 맛이 좋았고 식성이 없었던 나에게도 그 토스트는 맛있는 음식이었고 많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지금은 프렌치토스트는 아침에 베이커리에서 아직 자르지 않은 식빵을 사서 집에서 직접 크게 크게 자른 식빵을 우유와 달걀에 담가 놓았다가 약간의 버터와 설탕가루와 함께 굽는 토스트다. 설탕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달콤함을 시럽으로 보충하고 겉은 살짝 바싹하지만 속은 우유로 인해 거의 푸딩처럼 부드럽게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프렌치토스트는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한번, 그리고 지금이 되어서 두 번째로 만들어본다. 고등학생 때 얇은 식빵으로 만든 프렌치토스트, 정확한 레시피가 없이 만든 프렌치토스트는 맛이 없었다. 시럽도 없었고 우유를 너무 금방, 많이 흡수했고 달걀에는 우유가 아닌 물을 섞어 싱거웠다. 그 후로 나는 프렌치토스트를 만들지 않았다. 시간이 지난 후 프렌치토스트를 만들진 않았지만 다른 음식들을 만들어 보면서 프렌치 토스틑 전보다는 더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을 알게 되었다. 크게 자른 식빵이 좋았고 달걀과 우유를 섞어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좋았으며 식물설 기름보다는 버터를 녹여 굽는 게 더 맛있었다. 반죽에서부터 달거나 짠맛을 찾는 것이 아니라 요리 후에 시럽이나 과일로 그 단맛을 찾아주면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프렌치토스트를 그다지 친하지 않다. 맛은 있지만 오묘하게 맛있다고 느껴지지 않는 어딘가 부족한 음식 중 하나다. 애초에 달걀과 우유를 넣어서 구운 빵을 왜 굳이 또 우유와 계란을 묻혀서 굽지?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 탓을 하기도 한다. 내가 잘 못 만들어서 그런지, 내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인지. 시럽이 부족해서였을까...?
자신이 게이인 것을 깨달은 조쉬는 제프리라는 아주 예쁘지만 재미없는 남자 친구를 사귄다. 하지만 처음으로 남자 친구와 섹스를 하려고 하지만 두려움이 먼저 앞선다. 엄마를 간호하기 위해 친구와 살던 집에서 나와 엄마와 함께 살게 되고 자신이 이제는 엄마의 보호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어릴 적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달려와줬을 엄마처럼 20살이 된 조쉬는 이제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연락을 받고 달려와야 할 존재가 된다. 조쉬는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보살핌을 받던 존재에서 누군가를 보살펴주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과정을 시작하면서 과일을 가득 올린 프렌치토스트를 만든다.
어릴 적 내가 먹던 프렌치토스트와 지금의 내가 알고 있는 프렌치토스트는 만드는 방법이 다르지만 아마 가장 다른 점은 부모님이 만들어 주셨던 프렌치토스트에서 지금은 내가 만들어서 부모님과 함께 먹는 프렌치토스트가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아직 프렌치토스트는 어색한 음식일지 몰라도 아침에 일어나서 빵 향기 가득한 베이커리에서 갓 나온 식빵을 사 오는 일은 언제나 즐거운 일일 것이다. 그리고 낯선 음식을 만들어 보는 것은 항상 두렵고도 설레는 일이기도 하다.
-사용 재료-
식빵, 우유, 계란 4개, 우유 1컵, 슈가파우더 1 1/2 tbsp, 메이플 시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