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아이들에게 작은 성공의 경험이 중요한 이유
작은 노력과 실행이 좋은 루틴을 만든다.
약물치료는 전문가에게 루틴은 가정에서
ADHD 아이들에게 약물치료나 비약물 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좋은 습관과 루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좋은 습관과 루틴을 만드는 것은 가정에서 부모가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아이와 함께 실행하며 일상 속에 녹여내는 과정이다. 이것이 ADHD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유일하게 약물치료와 비약물 치료를 병행하면서 지속해서 아이의 ADHD 성향을 도울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약은 먹고 약 기운이 지속하는 시간 동안에만 충동성과 주의집중력 약을 먹고 나서 조절해 준다. 약효가 떨어지면 아이들은 다시 집중력이 떨어지고 충동성 등이 올라온다. 마치 신데렐라가 12시가 되면 마법이 풀리듯 약효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좋은 루틴은 약효 시간이 지속하는 시간에 가정에서 일상에 스며들 게 큰 노력과 실행이 필요하다. 약효가 있을 때 수행 할 수 있는 범위와 약효가 지나고 수행할 수 범위가 다를 수 있기에 내 아이의 행동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실현 가능성이 있게 루틴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루틴을 설계하고 아이와 함께 실행하는 것은 단순히 규칙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아이의 발달 단계와 특성에 맞춰 천천히 계획하고 실행하여, 성공의 경험을 많이 하게 하여 자기 효능감을 높여 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과정은 ADHD 아이들이 점점 자신이 커나가면서 자신의 생활을 주도적으로 잘 관리하고, 자기 조절 능력을 향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루틴은 일상적인 생활부터
루틴에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일들이 포함된다. ADHD 아이들에게 규칙적인 생활 방식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식사하고,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형성하는 것은 아이의 하루를 구조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아침 식사를 하고, 학교에 가는 루틴을 유지하고 반복하여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일관성은 아이가 하루를 예측할 수 있게 만들고, 불안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나는 시댁이나 친정에 양해를 구하고, 아이가 최대한 규칙적인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ADHD 아이들은 시각적인 자극에 더 잘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모는 숫자에 민감하고 호기심이 많기에, 일과표나 스케줄표를 만들어 잘 보이는 곳에 붙이고 아이가 자주 보고 체크 할수록 있도록 했다. 우리 집에는 대형 자석 마카 보드가 있는데 그 보드에는 시간별로 해야 할 일의 목록이나 이미지가 그려있다. 또는 색깔별로 나누어 보기 편하도록 표기도 해준다. 그러면 검정 글씨로만 적혀 있을 때보다 관심을 더 두고 집중을 한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서 이를 닦고, 옷을 입고, 아침을 먹는 과정을 그림으로 표현한 스케줄 보드를 큰 보드에 테이블 형식으로 그려놓고 아이 자신이 이미 수행한 일에는 자신이 체크를 하는 칸을 남겨두어 스스로 자신이 수행한 일에 체크 표시를 해볼 수 있게 했다. 처음에는 모모는 체크하는 일을 잊어버리기도 했지만, 지속해서 자신의 루틴과 할 일을 시각적으로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니 자신의 스케줄에 체크 표시가 늘어가는 뿌듯함도 느끼는 듯하다. 이는 아이가 해야 자신이 할 일을 명확히 이해하게 되고, 엄마와의 불필요한 실랑이 및 일을 미루는 행동이 많이 없어졌다. 여기서 핵심은 아이가 스스로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자주 볼 수 있는 곳에 할 일들을 붙여주는 것이다.
작은 성공을 맛볼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루틴을 설계하라
좋은 습관과 루틴을 아이와 함께 실행하면서 가장 시행착오를 겪었던 부분은 아이의 수준에 맞는 목표 설정과 즉각적인 보상체계를 만드는 것이었다. 루틴은 큰 목표보다는 작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는 경험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한 주 동안 매일 숙제를 다 하면 주말에 좋아하는 놀이 시간을 늘려주는 등의 보상을 주어야 하는데, 나는 한 주가 아닌 한 달에 모두 성공했을 때 보상을 주는 다소 아이가 성공하기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힘든 보상체계를 설정하는 바람에 중도에 아이가 도전 자체를 포기하곤 했다. 물론 보상은 아주 큰 것이 걸려 있어서 모모가 열심히 시작했지만, 모모에게 인내는 한 달을 채워서 보상을 받는 시스템을 해내지 못했다. 엄마 입장에서는 자주 보상을 주어서 아이의 동기를 일깨운다면, 아이가 보상이 없을 때는 할 일을 수행하지 않을까 봐 걱정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모모에게 작은 목표를 달성하고 보상을 받는 경험을 많이 해줄수록, 아이 자신도 자아상을 긍정적으로 그려나갔다. 또 칭찬과 격려가 섞인 피드백을 제공하여 자기 효능감을 높일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다. 대신 보상은 꼭 돈으로 살 수 있는 장난감이나 선물이 아닌, 가족과 여행을 가거나 함께 보드게임을 하는 등 정서적 보상체계를 적절히 선별해서 설계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비싼 장난감을 보상으로 걸었다가는 엄마 아빠 지갑이 텅장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루틴과 습관을 강화시키는 칭찬효과
모모는 인정욕구가 큰 아이이고, 부정적인 피드백보다 긍정적인 강화와 칭찬에 더 잘하려고 노력했다. 아이가 잘한 일이 있을 때 즉시 칭찬하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것이 중요해 보였다. 예를 들어, "오늘 아침에 스스로 옷을 잘 입었구나, 역시 형이 되어가고 있네."와 같은 구체적이고 진심 어린 칭찬은 아이의 자신감을 높이고, 긍정적인 행동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이때 나는 될 수 있으면 "잘했어", “ 착해”라는 말을 많이 쓰지 않았다. 마치 아이가 잘했을 때만 자신에게 엄마가 관심을 준다고 생각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었다. 잘해야지만 착한 어린이가 된다는 편견을 모모가 갖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모는 꼭 "나 잘했지?"라고 물어본다. 그리고 꼭 “ 잘했어”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한다. 역시 아이들은 부모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일관된 규칙과 수준을 적용하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와 루틴을 만드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아빠 엄마 모두가 일관되게 아이에게 규칙과 한계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부분은 모모아빠와 나의 양육 철학이나 자라온 환경에 영향을 받아 조금씩 차이가 났다. 엄마 아빠의 일관성이 통일되지 않으면 아이는 혼란을 겪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방법을 선택해서 행동하게 된다. 모모의 아빠는 일관성보다는 예외의 상황에서 오는 기쁨이나 의외성에 초점을 많이 두고 모모를 대한다. 나는 일단 기본은 일관성 있게 가르치고 아이가 더 커서 웬만큼 자신이 일관되게 잘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추어지면 조절해 나갈 일이라 생각하는 편이다. 모모아빠와 나 사이에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모모의 아빠는 대부분 주 양육자인 나의 교육관에 따라 주었다. 이러한 일관성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고, 규칙을 준수하는 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금은 고학년이 됐기에 약간의 의외성과 돌발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변형을 조금씩 주기도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과 많은 일을 겪고 지내오면서 많은 심경의 변화와 깨달음이 있었다. 유전적으로 ADHD 성향을 지니고 태어난 아이에게 어떠한 치료를 제공하고 어떤 양육 방식으로 키우냐에 따라 ADHD 성향이 더 약화하고 강화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도 모모에게 내가 하는 행동이나 말을 더 신경 쓰고 조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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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unsplas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