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 4. 발과 친해지기

by 바람

레슨 3. 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아사나는 땅을 지지하는 능력에 기초한다. 지지기반의 감각이 섬세하고 힘이 있으면 그 위의 몸을 지탱하기가 쉽다. 선 자세는 발, 앉은 자세는 골반, 무릎 꿇은 자세는 무릎과 발등, 엎드려 누운 자세는 허벅지와 손이 주로 그 역할을 한다.

나는 발의 조율부터 배우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발에 머물러있다. 대부분의 신체활동에 기능이 떨어져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어차피 느린 김에 발과 깊은 친분을 쌓기로 했다.

보통 아사나는 산 자세(타다아사나)로 시작한다. 산 자세가 발의 활력, 근력 및 적응력을 회복시키는 좋은 방법(레슬리 카미노프, 에이미 매튜스, ‘요가 아나토미’ 참조)이기 때문이다.

겉보기엔 그리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자세다. 두 다리를 붙이고 서서 정면을 보고 차렷 한 모양과 유사하다. 양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꼬리뼈는 바닥, 정수리는 하늘을 향한다. 이때 발의 무게 중심을 뒤꿈치 중앙에 두고 제1, 제5중족골의 각 원위 말단부(엄지발가락, 새끼발가락이 발바닥과 연결되는 지점을 생각하면 된다)에 체중을 고루 분배한다. 그러면 무릎과 몸통이 정면을 향하고 어깨도 가지런하다. 골반이 조여지고 허벅지, 종아리도 붙는다.


그런데 의외로 이게 잘 안된다. 산 자세의 내 모습을 떠올리면 왼쪽 무릎이 밖을 향하고, 살짝 오다리에, 몸통이 왼쪽을 향해 서 있는 아줌마가 보인다. 게다가 왼쪽 어깨와 쇄골이 오른쪽과 비교해 위로 기울어져 셔츠가 한쪽으로 올라간 성의 없는 차림새다.


그러다 보니 수업 중 종종 이런 일이 벌어진다.


선생님이 무릎 사이에 세로로 손을 집어넣으며 “다리 좀 붙여봐요” 한다.

나는 당당하게 응수한다.

“저는 원래 오다리예요.”

잠깐 선생님의 눈에서 불꽃이 튄다.

“엄마는 잘 낳아주셨는데요. 비겁한 변명이에요. 제 손 아프게 꽉 붙여봐요.”

내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끄아아 아. 젖 먹던 힘까지 끌어올려 다리를 붙인다.

“봐요. 되잖아요.”

“선생님, 힘들어서 늙는 것 같아요.”

“사람은 누구나 다 늙어요.”


나는 아무 말 대잔치를 하고, 선생님은 그런 나를 단호히 제압한다. 물론 엄살쟁이인 나의 천성도 한몫하지만 산 자세는 보기와 달리 쉽지 않다. 발이 건강해야 바르게 설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제1, 제5중족골의 각 원위 말단부와 뒤꿈치 중앙을 연결하는 삼각형 선의 아치가 잘 발달해야 한다. 간단히 말해 싱싱한 발바닥활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상적인 발 상태에서는 땅을 단단히 누를 수 있고 골반이 조여지며 척추가 바르게 세워진다. 그렇다면 나의 발은 어떠하기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이 자세가 안될까.


원인은 내가 왼쪽 발 아치를 무너뜨리고 새끼발가락 쪽에만 체중을 실어 걷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왼발에 힘이 없고 튼튼한 오른발에 몸을 의지한다. 두 발로 서 있다고는 하나 실제는 짝다리를 짚고 있는 것과 같은 상태다.


양발을 고루 쓰지 못하니 자연히 자세가 비뚤어진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산 자세를 익히고 ‘발 감각 깨우기’도 하고 있다. 다음은 선생님이 전수해 주신 발감각 꿀팁들이다.

하나, 발가락 사이 벌리기

뾰족구두로 붙어버린 발가락 사이사이에 손가락을 끼워 넣고 벌려준다. 동시에 중족골 사이를 마사지해 주면 더 좋다. 특히 엄지와 검지를 벌려 개구리 발처럼 쫙 펼칠 수 있으면 발 아치가 생기고 무지외반의 개선도 맛볼 수 있다.

둘, 발가락 폈다 움켜쥐기

발가락을 손가락 움직이듯 움직여본다. 허공에서 발가락만 움직이는 게 심심하면 수건을 집었다, 놓았다 해보는 것도 효과 만점이다. 아니면 배우자와 발가락 꼬집기 대결이라도. 좀 아프긴 하겠지만.


셋, 발의 움직임 관찰

걸을 때 뒤꿈치, 발 옆선, 엄지발가락이 차례로 바닥에 닿는 과정을 살펴본다. 발을 디딜 때 땅을 느끼며 의식적으로 움직이는 습관을 들인다.


넷, 발등 밀었다 당기기

발레 할 때의 포인, 플렉스 동작과 같은데, 발등을 밀어낼 때는 허벅지 앞쪽부터 발가락 끝까지 시원하게 뻗어내고, 발등을 당길 때는 발바닥이 정면을 향하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발목이 휘청거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여러 차례 반복한다.

다섯, 발끝 치기

앉아서 두 다리를 동시에 앞으로 뻗고 발을 양옆으로 벌렸다 모으면서 양발을 부딪친다. 탁탁탁, 리듬감 있게 부딪친다. 자주 해주면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되어 숙면을 취하는 덤도 얻을 수 있다.


공원이나 산에서 맨발 걷기도 아니고, 집안에서 이쯤이야 가능하지 않을까. 온종일 애쓴 발을 위해 다섯 가지 방법을 돌려가며 시도해 본다. 익숙해지면 점차 자세도 좋아지겠지. 반세기 가까이 끌고 다닌 발을 간만에 어루만진다. 고생이 많다. 나의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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