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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elina Oct 09. 2018

MD와 바이어

Sales와 Margin만 보기도 벅차다

Value. 

결국 돈을 내는 주체는 고객이다. 가격이든 브랜드든 배송속도든 본인의 우선 순위 가치에 맞추어 최종 구매결정을 내린다. 물론, 이 의사결정 과정은 종종 합리적이지 않다. 무조건 싸다고 구매하지도 않고, 정말 필요해서 구매하기보다 reference 등에 따라 충동구매하는 경우도 많다(방송에 한번 타고 품절나는 바람에 협력사들 전화돌린게 한 두번이 아니다).


그래, 가격.

물론 가격보다 Value가 더 상위 개념이지만, 여전히 가장 쉽고 빠르게 성과 검증을 할 수 있는 요소가 가격임에는 틀림이 없다. 가격을 꺾고 고객이 사는지 안 사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가격을 꺾으면 효과가 나오는 상품은 대부분 대기업 제품이다. 그러니 MD/바이어는 제조대기업 및 벤더사와 얼마나 가격협상을 잘 하느냐에 따라 본인의 매출 80%가 좌우된다.


그럼, Curation?

큐레이션의 기원은 소중한 가치가 있는 것들을 모아두는(지키는) 문지기 같은 역할이었다. 즉, 고르고 고른 집합체(selection)를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특권이었다(박물관의 시초). 그러다 큐레이터 수가 늘면서 큐레이터 개개인의 가치판단에 따라 그 큐레이션 집합체의 느낌과 톤도 다원화되었다.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쇼핑몰과 상품과 서비스가 존재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어딜가든 비슷비슷한 상품 뿐이다. 요즘 큐레이션의 기준은 가격(최저가) 혹은 핫한 상품(sns/언론이슈상품) 둘 중 하나다.


그래서 사실 고객도 기대를 안한다. 날 위한 특별한 상품(서비스)를 위해 대형마트나 온라인쇼핑몰을 잘 가지 않는다. 차라리 플리마켓, 동네 나만 아는 아지트(식당이든 옷가게든)를 가지.



Customer-centric의 아이러니

가만히 생각 해 보면, MD나 바이어가 진정한 큐레이터가 되기 힘든 것은 당연하다. 고객 측면에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슬프게도 큐레이션 자체만 두고 생각 해 볼 때, 고객만 생각하는 것은 결코 미덕이 아니다. 


우리는 플리마켓이나 디자이너샵 등을 구경갈 때, 사고자 하는 명확한 목적성을 가지고 가지는 않는다. 마켓에 팔러 나온 MAKER들도 최저가 혹은 유행을 타는 상품을 무조건 팔기보다 본인이 좋아하는 상품을 내 보이려 나온다(솔직히 그들은 고객이 사든 말든 미친듯이 집착은 안한다). 


우리는 각양각색의 큐레이터가 다양한 가치를 뽐내는 그 행렬 속에서 산책하다, 매력을 느끼는 상품을 발견하면 기꺼이 구매한다. 필요에 의한 구매가 아니라, 매력에 의한 구매다. 충동에 따른 구매가 아니라, 가치에 따른 구매다.


그런데 대부분 MD와 바이어는 "필요한" 상품을 더욱 많이, 저렴하게 소싱하도록 교육받는다. 1-day 행사, 1시간 한정 특가 등으로 시간적 제약을 두고 충동에 따른 구매를 일으키도록 쇼핑채널을 시스템화 한다. 실제로 그렇게 교육받고 시스템에 적용하면 매출은 유지된다. 즉, 생존 할 수 있다. 그러나 번영하지는 못한다. 매일 sales과 margin에 쫓겨 본인만의 큐레이션을 만들 겨를이 없다. 그렇게 MD/바이어는 최저가 만드는 기계, 대기업 신제품 행사 돌리는 마스터가 된다.


그럼 대체 큐레이션은 누가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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