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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퓨타 Laputa Feb 16. 2017

9. 고객 이해하기 (1/2)

어떤 고객에게 올인해야 하나?

B2C 마케팅 STP[1]는 소비자의 나이, 성별, 개인적 성향, 감성적 특징 등에 따라 소비자들을 매우 상세하게 분석하고 정의한다. 또, 그 정의에 따른 시장을 상세히 분류(Segmentation)하고 표적 시장(Target Market)을 선정하며 각 시장에 적합한 포지셔닝(Positioning)을 고려한다. 이와 달리 B2B 마케팅 STP는 그와 같은 작업에 상대적으로 큰 노력(Effort)을 투입하지 않는다. 많은 B2B 기업들은 소수의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으며, 고객 니즈 파악 등도 영업 차원에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고객에 대한 고민’이나 ‘니즈에 대한 고찰’은 지금까지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았고, 그런 까닭에 B2B 마케팅은 크게 발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소수의 고객과 중요한 거래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하므로 고객을 이해하고 고객들에게 제품의 가치를 알리고 인정받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며, 보다 체계적일 필요가 있다. 이번 장에서는 시장의 평가(Market Assessment) 두 번째 모듈로 고객별 특성 파악, 고객가치 분석, 고객의 구매 프로세스 분석 등 고객 분석에 대한 것을 살펴보고, 시장 매력도 평가와 기업역량 평가를 통한 B2B 마케팅 STP 및 마케팅의 방향 수립에 대해 알아보자. 


Fig II-19. 시장평가 프레임워크 - 고객분석 및 마케팅 방향 수립



9.1 B2B 고객을 분류하는 방법


고객 분류는 기업의 전략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는데 가장 일차원적인 접근은 산업 분류를 고려한 것이다. 산업의 분류 기준에 따라 고객도 생산업자(Producer), 재판매업자(Distributor or Wholesaler), 정부/유관조직(Government or NGO)의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생산업자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기업군으로 농업, 수산업, 임업과 같은 1차 산업 기업군을 말하며, 일반 소비자나 기업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제품을 제조/생산하는 2차 산업 기업군, 그리고 금융, 교통, 의료, 요식, 숙박, 레저, 엔터테인먼트 등과 같은 서비스산업 중심의 3차 산업 기업군으로 구분될 수 있다. 두 번째, 재판매업자는 1/2/3차 산업에 속한 기업들이 생산한 재화와 용역을 유통시키는 도매상과 분배 업체, 소매상 등이 이에 해당하며, 세 번째 정부/유관조직은 연방, 주, 시 등을 포함한 정부 기관과 교육 기관, 자선단체, 공익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단체 등이 해당한다. 


Fig II-20. 전통적인 고객 분류 방법


그런데 이런 산업 구분에 의한 분류 방법은 전략적 시사점을 얻기 어렵기 때문에 지리적 위치(Geography), 채널(Channel), 기업 통계(Filmography) 등을 활용하여 정보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도 한다. 문제는 좀 더 풍부한 정보를 기반으로 상세한 고객 프로파일링(Profiling)을 할 수 있지만 사실(Fact) 전달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하면서 그런 느낌이 든 적이 있다면 다음과 같이 해볼 것을 권고한다. B2B 고객 분류 시에는 경제적 관점에서 포착된 사업 기회 및 실적 등을 고려하여 고객을 분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런 방법을 ‘Value-Based Segmentation(VBS)라고 한다. VBS는 고객 계층화 관리(Tier Management), 파레토 법칙 등 다양한 기법들을 적용하여 고객군을 발굴할 수 있다. 특히, 고객 충성도(Customer Loyalty)와  고객관리 비용(Retention Cost)의 관점에서 매트릭스를 만들면 핵심 고객은 고객 충성도가 높아 재구매율이 높고 고객 관리비용도 적게 드는 고객, 파트너 고객은 고객 충성도는 높지만 고객 관리비용이 많이 드는 고객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실제 파트너 고객을 잘 대응하여 고객 관리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사업성과 창출 측면에서 매우 유익하며, 범용상품 고객에게는 범용품(Commodity) 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 해당 고객을 핵심 고객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Fig II-21. B2B 고객의 구분 - Value Based Segmentation


아울러 저성과 고객은 점진적으로 거래를 줄여나가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된다. 고객 충성도와 고객관리비용, 제품 구매액을 지름으로 하는 원을 가지고 버블 차트(Bubble chart)로 그려보면 Fig II-21과 같이 그려질 수 있다. 상위 Tier 1, Tier 2에 속한 고객들 즉, 핵심 고객군(Key Customer Segment)은 소수이나 기업의 제품 판매액 중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고객들을 뜻하며 과거와 현재의 고객인 기존 고객군에 비해 잠재 고객군은 신규 및 미래의 고객들로서 마케팅/영업활동을 보다 집중해야 할 필요도 있다 [2]. 고객 세분화에 따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면 범용상품 고객에게 어떤 마케팅 활동을 할 것인지? 영업 측면에서는 어떤 제안을 통해 핵심 고객으로 전환할 것인지? 파트너 고객에게 소요되는 고객관리 비용은 어떻게 감소시킬 것인지? 또한 구매액 또는 거래금액은 어떻게 증가시켜 원의 지름을 키울 것인지 등 마케팅, 영업, 내부 혁신, 사업전략 관점의 과제 수립이 가능하게 된다. 



9.2 고객의 가치를 알아내는 법


고객 가치(Customer Value)를 생각하기 전에 고객 요구사항(Customer Requirements)이라는 단어를 먼저 생각해보자. 이미 요구사항이라고 정의되어 버리면 상당히 구체화된 것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마케팅 관점에서 이런 요구는 니즈(Needs), 원츠(Wants), 수요(Demand)와 같이 세분되는데 예를 들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고 싶은 생각이 있는데(니즈), 비행기를 타고 갈지 KTX를 타고 갈지 고속버스를 타고 갈지 등 교통편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고(원츠), 비용 측면에서 볼 때 비행기보다는 가격이 싸고 고속버스보다 빨리 도착하는 KTX를 타고 가겠다고 결정하면 그것이 ‘수요’가 된다. 즉, 추상적인 요구의 개념이 점진적으로 구체화되면서 궁극적으로 구매 의사와 함께 수요로 전환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니즈에서 수요까지 발전되면 이제 고객 요구사항이라 부를 수 있다. B2B 마케터는 니즈를 새롭게 창출하기보다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니즈를 찾아서 원츠로, 수요로 전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고객 가치를 규명하고 이를 고객에게 잘 전달하는 일은 마케팅 업무의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고객 가치라는 말은 쉽게 설명하면 ‘비용 대비 효과의 차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효과는 편익(Benefit)의 묶음이며 이것은 금전적인 측면 또는 비금전적인 측면으로 나타날 수 있다 [3]. 즉 고객 가치는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Value = Benefit – Total Cost


고객이 가치를 느끼는 것은 투입된 비용보다 편익이 클 때이다. 그러나 고객 가치는 상대적인 개념이라 같은 제품을 놓고도 고객들은 서로 다르게 느낄 수 있다. 고객 가치에 대해 B2B 고객들은 제품 구매 시 다음 5가지 속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4]. 


신뢰성(Reliability)

전문성(Expertise)

가치(Value)

효율성(Efficiency)

맞춤형(Customization)

신뢰성은 제품에 대한 신뢰나 관계에 대한 신뢰를 의미하는 것으로 B2B 고객들이 거래의 기본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B2B 사업에서 사업 사례(Reference)가 반드시 필요하며 중요하게 언급되는 이유이기도하다[5]. 기본 속성인 신뢰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문성 및 가치가 입증되어야 한다. 전문성이라 함은 고객 산업 및 업무에 대한 전문성, 기술 전문성 등이 그것이며 그로 인해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제품을 공급받고 고객의 제품도 그로 인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효율성은 가치와 연결되는 속성인데 비용적 측면이 좀 더 강조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제품 구입 시 요구되는 각종 요구사항들은 중간재이든 완성품이든 기업 고유의 것들이 많기 때문에 맞춤형은 B2B 고객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맞춤형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고객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잘 대응한다는 것은 그만큼 고객기업이나 고객 사업을 잘 알고 있다는 것과 일맥 상통한다. 따라서 B2B 기업 입장에서 ‘맞춤형’은 고객가치 실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6]. 이처럼 고객이 제품을 구매할 때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어서, 어떤 사유로 구매하는지 분석하는 것을 ‘핵심 구매요소(Key Buying Factors: KBF) 분석’이라고 한다. 공급되는 제품의 사용 용도와 더불어 어떤 요소와 특징들이 그 제품을 구매하게 만드는지를 조사하는 것인데 KBF 분석을 수행하면 위에서 설명한 5가지 범주에 거의 들게 되고 보다 구체적인 항목으로 상술된다. 예를 들어 Fig II-22와 같이 고객 A, 고객 B, 고객 C는 제품 구입 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요소들이 각각 다르다. 


Fig II-22. KBF 분석에 따른 가치 제안


따라서 고객 A에게는 가격적 측면에서, 고객 B는 기술력 측면에서, 고객 C는 납기 측면에서 마케팅과 영업활동이 집중되어야 성공적인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다. 또한, B2B 사업에서는  고객의  구매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 CEB[7]가 직원 5,000명 이상의 B2B 기업의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한 건의 구매계약 체결까지 평균 5.4명의 공식적인 승인이 필요하다고 한다. 통합구매센터와 같은 조직이 있는 기업들은 납품 받는 제품들에 대해 고유의 검토 절차가 있으며 때때로 단순히 견적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입찰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B2G 사업 구매의 경우, 대부분 경쟁입찰을 거친다. 구매 프로세스는 어떤 단계로 이루어져 있는지, 누가 의사결정자인지, 구매 채널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등을 잘 파악해야 하며 이는 영업 활동과 직결된다.


Fig II-23. B2B사업과 B2C 사업의 구매 프로세스 비교


Fig II-23은 B2C/B2B 구매 프로세스를 비교해본 것인데 B2C 구매는 다양한 마케팅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 영향받으며 전적으로 개인의 판단에 의해 이루어지는 반면, B2B 구매의 경우, 자사 제품을 고객에게 노출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그 절차도 복잡하지만 고객 관계를 장기적이며 지속적인 관계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며 구매 후 성과평가 시점에서 고객의 목소리(Voice of Customer:VoC)를 청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VoC를 통해서 제품의 개선 및 차별화 요인들을 파악할 수 있고, 고객의 Pain points 또는 Unmet Needs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고객이 요청한 고객 요구사항을 충족시킨 후, 고객의 Pain points를 터치하거나 Unmet Needs를 해소시킬 수 있다면, 그 고객을 핵심 고객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또한, 많은 B2B 기업들이 고객 가치를 보다 높이기 위해 ‘고객의 고객’까지도 살펴보고 있다. 세계 제3위 시멘트 기업인 멕시코의 시멕스(CEMEX)는 산업재인 시멘트를 통해 자금 조달과 브랜드 프리미엄까지 확보하였다. 멕시코의 저소득층은 집을 개보수할 경제적 능력이 없는데 ‘파트리모뇨 오이(Patrimonio Hoy)’라는 한국의 ‘계(契)’와 비슷한 자금조달 방법을 제공[8]하였다. 뿐만 아니라 파트리모뇨 오이를 통해 자금을 확보한 가정에게 효과적으로 방을 증축하는 노하우도 같이 알려줌으로써 단순히 산업재인 시멘트를 판매한다는 것보다 어려운 가정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해주는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더함으로써 제품의 프리미엄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저성장 가격경쟁 시장인 시멘트 시장에서 시멕스는 이런 전략을 통해 고객의 가치는 물론, 사회적 가치까지 확보하게 됨으로써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되었고 경쟁사보다 비싼 가격에 시멘트를 팔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이 많은 B2B 기업들은 고객가치를 고민하면서 궁극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B2B2B, B2B2C로 확장하고 있다.                  

       

Fig II-24. 파트리모뇨 오이 사례



      

[1] 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

[2] 기존 고객과 잠재고객의 가장 쉬운 분류는 RFM을 따르는 것이다. 최근 언제(Recency) 얼마나 자주(Frequency), 구매 규모(Monetary Value)에 따라 과거 실적이 미래 실적을 좌우한다는 전제로 고객을 구분할 수도 있다

[3] 그러나 여러 가지 기법을 통해 정량적으로 변환 후, 궁극적으로 모두 돈으로 표현한다. 커뮤니케이션 일원화를 위함이다

[4] 저자가 컨설팅 등을 수행하면서 체험한 것에 기반한 것이며 설문조사 등에 근거한 데이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 Survey를 해도 비슷하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5] B2B 제품에서는 그렇기에 'Pilot 수행'이나 'Proof of Concept' 같은 것이 중요하다. 유사한 용어로 스타업기업에서는 MVP(Minimum Viable Product)라고 한다. 

[6] 많은 기업 고객들이 의외로 혁신이나 디자인 등을 위의 5가지보다 우선으로 두지 않았다

[7] www.cebglobal.com

[8] http://www.cemexmexico.com/DesarrolloSustentable/PatrimonioHoy.aspx





Prologue

Part I. B2B 사업, 무엇이 다를까?

1. 왜 B2B 사업인가? (1/2)

1. 왜 B2B 사업인가? (2/2)

2. B2B 마케팅/영업 맛보기 (1/2)

2. B2B 마케팅/영업 맛보기 (2/2)

3. B2B 마케터 vs. B2B 영업대표

4. 그래서 솔루션 사업 고민한다 (1/2)

4. 그래서 솔루션 사업 고민한다 (2/2)

5. 제4차 산업 혁명의 도래 (1/2)

5. 제4차 산업 혁명의 도래 (2/2)

6. B2B 해외사업

7. B2B에서 B2G로 ! (1/2)

7. B2B에서 B2G로 ! (2/2)


      9. 고객 이해하기(2/2)

    10. B2B 마케팅 전략 수립하기 (1)

    11. B2B 마케팅 전략 수립하기 (2)

    12. 마케팅의 성과는 무엇인가? 

    13.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자

    14. 대관업무 


Part III. B2B 영업, 진화해야 한다!

    15. B2B 영업은 어떻게 전개되는가?

    16. 성공하는 제안

    17. 통하는 프레젠테이션

    18. 협상과 계약

    19. 핵심 어카운트 관리

    20. 디지털 마케팅과 B2B 영업

    21. 새로운 시대, 새로운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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