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뛰기 딱 좋은 날씨네
여유로운 주말 아침, 비가 내립니다.
아, 달려야 되는데…
실망했냐고요? 그럴 리가요! 하하!
비가 내리면 조용한 거리가 더욱 한적해져
온 동네를 혼자 전세 낸 듯 달리기에 더 좋습니다.
부드러운 봄비가 꽃들을 만나
꽃비가 되어 내립니다.
졸지에 꽃길을 달리게 됩니다.
발밑에 밟히는 꽃잎들이 부드럽고 폭신합니다.
아, 괜히 미안해집니다.
떨어지는 꽃잎들이 빗속에서 팔랑거리며 까불더니,
달리는 어깨 위로, 또는 머리 위로 내려앉습니다.
이런 게 바로 진정한 꽃중년의 모습이 아닐까요.
그런데 이렇게 비 오는 날, 머리에 꽃 달고 달리다가
동네 미친 X 되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비 홀딱 맞고 머리에 꽃 달고,
음악 들으며 둠칫거리며 달리다가
신나면 따라 부르고 춤을 춰대기도 하니
아무래도 제정신은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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