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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어떻게 살 것인가

문득 떠오른 신년 계획 2가지

by Flying Shrimpy

지난 글을 통해, 늦게나마 2024년을 떠나보내주었다(느지막이 보내주는 2024년).


그럼에도 아직 신년 계획은 세우지 못하고 있었는데, 거창한 계획은 아니지만 새해에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몇 가지 떠올랐다.




1. '개인'으로서 나의 영향력을 키울 것


송길영 작가의 시대예보 시리즈(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시대예보: 호명사회)를 읽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215646


책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차치하더라도, 완독 후 분명 남은 점은 있었다.

'내가 속한 조직의 일원'이 아닌 '개인인 나'로 살 것.


내가 한창 첫 취업을 준비하던 1n 년 전만 하더라도, 어떤 분야든 남들이 이름만 들으면 아는 회사에 가는 것이 일반적인 성공으로 여겨졌다. 물론 좋은 복지, 높은 월급 등 소위 '이름값' 외에도 실질적인 혜택들이 많기 때문에, 아직도 유명한 회사에 속하는 것의 장점은 있다. 그러나 10년 전에 비하면 확연하게 그러한 회사에서 일하는 것의 파급력이 줄었고, 주변인들도 분야에 상관없이 서서히 독립을 준비하거나 일찌감치 독립을 하여 자신만의 업력을 일구어가고 있는 것이 체감된다.


얼마 전, 누구나 아는 대기업의 사내변호사 자리에 합격하였다.


일이 너무 힘들던 어느 날 우연히 해당 회사의 공고를 보고 관성처럼 지원서를 냈는데, 잊고 있을 때즈음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고 면접 결과 합격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면접 과정에서 알게 된 회사의 몇 가지 점들이 신경 쓰여, 최종적으로는 가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다행히 말씀드리기 전에 인사팀 담당자께서 후순위 지원자 분도 남아 계시다고 귀띔해 주셔서 마음이 조금은 덜 불편했다).


입사 여부 결정까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자리인데, 여기만 '찍고 가면' 훨씬 더 선택지가 많아질 텐데, 여길 포기하고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결정까지는 오래 걸렸지만, 막상 결정하고 나니 이게 맞는 방향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최근 '회사 간판을 내세우지 않아도 사람들이 찾아오는 사람(직업인으로서든, 친구로서든)이 되는 것, 그리고 회사 간판 뒤에 숨지 않고 내가 한 일에 100% 책임을 질 수 있는 서람이 되는 것'이라는 삶의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즉, 나를 수식하는 단어에서 회사를 떼어내고, 시간이 지나면 변호사 자격도 떼어내어, 그저 '나 자체'로 사는 것이다. 지구 어디에 떨어져도 내가 가진 기술과 능력으로 먹고살 수 있는 사람으로.


그래서 새해에는 '개인'으로서 나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방향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가족, 친구들과 다음 스텝을 의논하고 있다.


2. 해이해진 마음을 다잡을 것


지난번 다른 글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나는 지속 가능한 삶을 지향한다(단상 6).

이를 위해서 텀블러를 쓰고(아기를 낳은 후에는 손수건의 묘미도 알게 되었다), 장바구니를 들고 다닌다.


그런데 일하면서 아기를 키우다 보니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한동안 '환경이고 뭐고 내가 살아야지.'라는 생각에 일회용 컵에 커피를 사 오기도 하고 비닐봉지에 물건을 담아 오기도 했다.

그렇게 해도 아무도 나를 지적하지 않고 내 몸은 점점 편리함에 익숙해졌다.


그러던 새해 어느 날, 튜브 알고리즘에 '쓰레기왕국'이라는 채널의 영상이 떴다.

https://youtu.be/VXfvlvSmISs?si=JvzrMQbVBcwImY73


평소 친구들의 생일 등 특별한 날에 오래 고민해서 고른 선물을 주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예쁜 쓰레기만 하나 더 안겨주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는데, 그런 나에게 단비 같은 영상이었다.

이 영상에 '좋아요'를 눌렀더니, 유튜브 알고리즘은 나에게 미니멀리즘, 제로웨이스트, 비건, 크루얼티프리(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것) 등에 관한 영상을 쏟아냈다.


내가 해이해져 있는 동안 '다들 이렇게 살잖아?'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었다.

다들 자기 자리에서 조용히 조금이나마 쓰레기를 줄이고, 사소한 변화를 위해 애쓰고 있었다.


부끄러웠고, 새해가 좋은 기회이니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선크림을 다 써서 사려고 알아보다, '더랩바이블랑두'란 브랜드를 알게 되었다. 비건이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으며, 친환경 업사이클 원료 및 부자재를 사용한다. 그동안 꽤 목격한 그린워싱 브랜드가 아니길 바라면서 선크림을 구입해 보았는데, 다행히 철학뿐만 아니라 제품력도 좋은 것 같아 만족스럽다(NERD MADE).




1월을 지내다 보면 신년 다짐이 몇 가지 더 떠오를 것 같은데, 지금은 이렇게 2가지 정도다.


이거라도 지킬 수 있도록 애써보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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