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율 Dec 06. 2023

바리바리 싸갑니다

또 뭘 싸나요?


남편이 또 잔소리를 시작한다.


이걸 다 가져가? 진짜 가져가?

와. 또 저 소리다. 정말 밉다.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짐 하나씩 늘 때마다 초를 치고 있다. 네가 싸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온다.


엄마 하나. 아이 둘에 큰 캐리어가 두 개, 기내용 캐리어가 두 개. 나의 책과 랩탑이 든 배낭 하나와 아이들 놀거리가 담긴 커다란 에코백까지.


나도 안다. 많은 거.

그래도 아이와 가는 여행에서는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낫고, 가져갈 수 있다면 더 가져가고 싶다.







먼저 여행준비물 싸는 나의 기준을 공유한다. 취향에 따라 개인별로 매우 달라질 수 있어 참고용이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거창한 바램이다.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지만 현실은 자꾸 맥시멀리스트가 되어가는 엄마의 리스트다.




1. 의류 및 신발

미리 사이즈 체크하기! 아이들 여벌 옷은 넉넉히!


아이들은 올여름과 겨울 사이 부쩍 컸다. 키도 컸고 몸무게도 늘었다. 신발도 옷도 사이즈가 불안하다. 올여름 입던 것들을 챙기면서도, 넉넉한 사이즈의 옷들도 함께 챙긴다.

아이들 옷을 챙기며 어려운 점은 하나하나 입혀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어른이야 살이 찌면 입어보고 작은 건 빼고 하겠지만, 아이들은 샤워하고 옷 한 벌 입는데도 전쟁인데 여행을 위한, 그것도 한벌이 아닌 여러 벌을 입히려면 그런 고역이 없을게다.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사이즈별로 담는다. 또 짐이 는다.




2. 아이들 놀거리.

저렴하고 활용도 높은 것들 위주로!


가장 중요한 건 아이들 놀거리다.

물론 현지 구입이 가능한 건 되도록 빼놓지만, 비행기 안에서 놀 것들과 도착하자마자 쓸 것 위주로 꼭 챙겨 담는 편이다. 그래야 엄마가 산다.

기본적으로는 현지에서 한 달이나 지내면서 아쉬울 색종이, 크레파스, 한국어 책, 학습지 등등을 챙긴다.


색종이는 쉽게 가지고 다니면서 놀 수 있어 좋다. 종이접기 책이나 종이접기 유튜브를 보면서 새로 사귄 친구들과 함께하기에도 최고다. 또 유럽의 경우 종이류가 비싼 편이라 우리나라 색종이가 최고다.

우리 아이의 경우, 스리랑카 환승 시 대기 중에 종이 접기로 친구를 사귀기도 하였다. 종이접기 하는 큰애를 보고, 인도 아이가 다가와 한 시간 동안 함께 종이접기를 하며 놀았다. 영국에서도 영국인 언니 오빠들과 내 맘대로 종이접기를 하며 서로 주고받기를 하느라 색종이 몇십 장이 뚝딱이 었다. 덕분에 아이들과 쉽게 친해져서 낯가림 심한 우리 아이에게 최고의 아이템 중 하나였다.


                 < 우리가 준비해 간 놀이용품들 >




3. 한식(한식파의 경우)

부피가 작고 가벼운 것들 위주로!

여행용 커피포트도 함께 가져가면 좋아요!


우리 아이는 아무리 고급 레스토랑을 다녀와도 숙소에 돌아와선 한식을 찾는 아이다. 덕분에 현지 맛집 지향형인 나도 한식 준비에 꽤나 요령이 생겼다.


우선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찾는 게 제일 먼저.

우리 아이의 경우 미역국을 좋아해서 미역국 큐브를 넉넉히 챙기는 편이다. 숙소에 있는 아무 그릇에 넣고 뜨거운 물만 부어주면 되니, 배고픈 아이들이 졸라대 정신없는 와중에도 한그릇 뚝딱 금방 만들어낼수 있다.

미역국컵밥의 경우 부피가 너무 크고, 현지에서 밥을 조달할 수 있는 경우가 많으며, 함께 포함된 햇반은 자칫 무게를 너무 잡아먹을 수 있어 추천하지 않는다.

다만 에어비앤비가 아니라 조리용품이 없고, 아주 짧은 단기 같은 경우 미역국컵밥이나 누룽지컵밥이 꽤나 유용했다. 특히, 물놀이가 이어지면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경우가 많은데, 라면처럼 자극적이지도 않아 물갈이하거나 속이 쉽게 더부룩해지는 경우 매우 유용하다.

말린 누룽지만 들어있는 것도 부피는 적으면서 현지에서 뜨거운 물만 부으면 먹을 수 있어 간편해서 좋고, 김자반의 경우 밥과 비벼서 주먹밥을 해줄 수 있어 애용한다. 입짧고 쉬이 입맛이 없어지는 아이라면 미니 짜파게티도 추천! 더불어 대한민국 대표반찬 김은 언제나 정답!


< 여행 다닐 때마다 항상 가지고 다녔었던 미역국과 된장국 큐브들>




4. 아이들 수영복은 넉넉히!

추우면 감기 걸리니까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라 수영복은 여러 벌 가져가는 편이다. 오전에도 놀고 저녁에도 놀고 다음날 또 논다고 하면, 수영복이 다 마르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동남아 지역의 경우 습기가 많아 빨래가 잘 마르지 않고, 우기나 서늘한 저녁의 경우 젖은 수영복을 입고 갈 경우 감기에 걸릴 수 있으므로 마른 수영복을 입힐수 있도록 준비해 두면 좋다. 아이 역시 수영복이 마르지 않을경우 차갑다며 다른 수영복을 찾는 경우가 많으므로 두세 벌은 준비하는 것이 좋았다.




5. 그 외 꼭 챙겨가는 것들.

휴대용 물티슈 ㅡ 의외로 작은 사이즈 물티슈가 없거나 물티슈가 비싼 나라들이 있어 꼭 여러개 챙겨가는 편이다.

휴대용 개별 포장 변기 커버 ㅡ 아무래도 외국인들이 다니는 곳들은 대부분 깨끗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경우 꼭 사용해주는 편이다.

모기퇴치 스티커 ㅡ 스티커라 아이들 거부감도 없고, 외국인 친구를 만났을 때 같이 붙이며 놀 수 있는 놀이감도 되어 좋다.





< 아이들을 위한 추천 놀이 용품 >

1. 색종이와 종이접기 책(혹은 유튜브에서 종이접기 영상을 미리 다운로드하여 가기)
ㅡ 천 원짜리 낱개로 여러 개 구입 후 작은 박스 형태에 넣어두고, 잠시 외출하거나 이동시 비닐에 소포장된 천 원짜리 한 봉지만 빼서 들고 갈 수 있다.

2. 클레이
저연령의 경우 이리저리 만지고 누르는 정도긴 하지만 휴대성도 좋고 동그라미, 네모, 아이들이 좋아하는 “똥” 등 만들어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 활용도가 높다.
< 다이소 클레이세트의 경우 만드는 방법이 나와있고, 눈알과 소품 등이 함께 들어 있어 추천>

3. 스케치북과 크레파스
어린아이들도 크레파스로 선이나 동그라미 등의 그리기를 할 수 있고, 초등학생들의 경우 자신의 감상이나 풍경, 생각 등등을 그려볼 수 있어 추천한다.

4. 그 외
아이가 평소 좋아했던 책, 가위와 풀 테이프 등 만들기 재료, 슬라임, 여기저기 붙이며 놀기 좋은 스티커, 아이용 타투와 도블같은 부피적은 보드게임 등 부피는 작지만 가지고 다니며 놀 수 있는 것들





< 말레이시아에 한번 살아보겠습니다 이전글들>












이전 03화 언제나 어려운 그것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