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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말랭 Jan 20. 2024

구겨진 마음 사이로 우리는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당신의 마음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 오 갈 곳이 있나요. 아니면 정처 없이 어슬렁 거리고 있나요. 매일 일어나는 일은 깊은 뻘에서 발을 빼는 일만큼이나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매일 할 일이 있다는 게 감사한 줄 알면서도 여전히 일에 치이는 것이 걱정스럽고 벅차기만 합니다. 내가 쓸모가 있는 사람임에 다행스러우면서도 나 아니어도 누군가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면 괜스레 위축되기도 합니다. 붐비는 거리를 왕복하며 지나가는 그 시간이 억겁의 시간 같습니다. 걷는 시간 동안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 잠시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 일하는 시간은 즐겁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겠습니다만, 누군가에겐 지겨운 순간을 버티는 일과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인상을 쓰면서 억지로 일어날 때면 이렇게 사는 게 맞나 매번 질문을 하게 됩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내가 뭘 하면 행복한지를 매일 묻습니다. 수백 번도 묻고 답하는 동안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고, 아니면 조금만 용기를 내어 이제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낫다는 것을요.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다는 것을요.


어느 순간부터 돈보다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돈이야 있다가도 없는 것이니까요. 돈이야 어디서든 벌 수 있으니까요. 나이 불문하고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돈이야 모으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그러나 주저하는 동안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일찍 좋아하는 일을 시작했더라면, 과거에 열정이 가득할 때 시작했더라면, 하면서 지난 시간을 후회하는 것보다 지금이라도 내가 원하는 것들을 조금씩 해내고 이루면서 꿈과 한 발자국 가까워진다면 그보다 보람된 하루가 있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꿈이 있는 자는 하루가 즐겁다 합니다. 굳이 알람이 깨우지 않아도 벌떡 일어나는 일상. 오늘이 얼마나 좋으면 그럴까요. 꿈이 없는 자는 하루가 지금처럼 버거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꿈은 그리 거창한 게 아닙니다. 그냥 나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자그마한 것부터 가볍게 시작해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행복하려고 태어난 거잖아요. 조금 더 많이 웃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태어난 거잖아요.


예전에는 꼭 대단한 걸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압박이 있었어요. 대기업을 들어가거나, 유명해지거나, 부유해지거나 이런 것들이요. 그러나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 기준에서 내가 만족하면 되지 않을까요. 꿈이 크다면 목표를 높게 잡아 분발해보기도 하고, 실패해 보고 깨져보기도 하면서 커나가면 되는 거고요. 소소한 행복을 꿈꾼다면 소소하게 오늘만큼의 행복을 누리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너무 거창한 꿈은 꾸지 않기로 했습니다. 작은 행복의 꽃밭을 가꾸기 위해 나만의 비밀 정원을 갖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멈추지 않고 이것저것 배워보고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들을 해보기 위해서요.


당신은 어떤 꿈을 가지고 있나요? 구겨진 마음 사이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요? 얼굴에 새겨진 주름만큼이나 구겨진 세월만큼 여러 갈래의 길이 생겼겠죠. 그 길 가운데 구슬이 하나 있다고 칩시다. 그게 나라고 생각해 보세요. 구슬의 특성상 한번 휘청거리면 어디론가 쪼르르 흘러가버리겠죠.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게 아닌 우리가 그 구슬을 움직여 보자고요. 온몸에 힘을 주면서 내가 가고 싶은 길로 가는 거예요. 구슬을 내 자유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말이에요. 생각하는 대로 살아보자고요.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운전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구겨진 마음 사이로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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