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꽃에 시큰둥 한 것은 꽃보다 아이가 예쁘기 때문이고.
어른들이 꽃에 환호하는것은 어른보다 꽃이 예뻐서이지 않을까.
4월의 어느 날.
우리는 꽃을 만나러 갔다.
봄이 올 즈음, 아들은 벚꽃 구경을 가자고 했다.
어디선가 벚꽃에 관한 글을 읽었거나 상황을 봤을 때 그 순간이 좋아보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말을 들은 뒤로 더더욱 벚꽃이 피기만을 기다리고 어디에 가면 더 좋게 볼 수 있을까 찾아보고 찾아봤다.
그리고 집 근처 벚꽃 축제를 한다는 곳에 도착했을 때, 아들은 여느 초등학생처럼 제자리로 돌아와 있었다.
흥미거리가 별로 없는 축제에서 뽑기 두어판을 하고 시큰둥한 표정으로 우리 주위를 배회했다.
우리는 만개한 꽃을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더 좋아하는 것이 있었다.
그 꽃을 좋아하는 사람을 지켜보는 것.
그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여서 더 화사한 분위기가 되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아들은 아직 어린 눈이 보기에 자기보다 꽃이 더 이뻐보이지 않기에 꽃에 눈길을 안주는 모양이다.
아빠와 엄마는 꽃이 더 이뻐 꽃을 바라보고 그 꽃보다 더 이쁜 아들이 있기에 꽃보다 아들을 더 많이 바라보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