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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식기획자 조이 Aug 10. 2020

기억에 남는 술집 만드는 방법

내 가게 창업을 위한 식당수집생활

내가 어떤 가게를 운영하던 내 가게, 내 브랜드를 사람들의 머릿속에 오래 남기는 일은

장사에 기본이다. 이 기본을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차별화'를 고민한다.


내가 나중에 가게를 차리면 난 어떻게 차별화를 시켜야 할까? 란 질문을 역으로 돌려서

그럼 내가 아직까지도 기억나는 생각나는 가게가 어디지? 그 가게에 어떤 포인트를 기억하고 있지?를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그래서 오늘 수집한 에디의 식당은 바로 구의역에 위치한 오감만족이란 작은 포장 마차이다.

아는 사람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오감만족은 절대 남한테 알려주지 마 지금도 유명하지만

여기서 더 유명해지면 웨이팅 길어져서 우리 이제 못 들어가 하며 농담을 했던 곳이다.


그렇다면 동내에 위치한 작은 포차가 왜 내 기억에 이토록 오래 남아있었을까?

요렇게 작은 가게가 가장 기억에 오래 남았다. 이 가게의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일까?
술집 기본 안주로 나오는 과자 (인간사료) VS 딸기 + 연유

#1
왜냐고요? 기본 안주로
딸기, 멜론, 수박, 파인애플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이 안 납니까.

술집뿐 아니라 대부분 가게에 가면 누가 정해놓기라도 한 것처럼 뻥튀기 과자를 기본 안주로 준다.

저 과자가 음식을 먹기 전 입을 텁텁하게 할뿐더러 사실 별 맛도 없다. 하지만 오감만족은 과일을 기본 안주로 준다. 딸기를 반으로 잘라서 연유를 뿌리는 간단한 디저트지만 정말 맛있다. 누가 술집에서 기본 안주로 딸기를 받을 생각이나 했을까? 어찌 보면 차별화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일지도 모른다. 다만 경제적인 이유(원가)를 포함해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시도하지 않는 것일 뿐. 가게 오는 손님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 그뿐이다.

차별화에 대한 고민은 결국 어떻게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가? 에 있다.


위에 의견과 관련해서 과거 브런치에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서은국 교수님의 책 '행복의 기원'을 소개하며 외식업에 적용해 쓴 글이 있는데, 오늘 글에서 짧게 소개하려 한다.


여러분들은 과거 수렵과 채집을 하며 살고 돌로 무기를 만들며 생존했던 인류와 현재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살고 있는 현대 인류의 모습에서 여러분들은 공통점을 찾으실 수 있으신가요? 책을 쓴 저자는 원시인 시절의 인류와 지금 인류가 공통적으로 행복의 감정을 느끼는 것이 있다고 하는데요.  정답은 바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행복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판매하는 산업은 무엇일까요?


바로 외식업입니다. 지금 식당을 운영하고 계신 분들이나, 식당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외식업은 단순히 요리와 음료 그리고 서비스를 판매하는 일이 아닌 내 가게의 요리와 음료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에게 행복을 판매하는 일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오감만족으로 돌아가 봅시다.

오감만족 안에 음료 냉장고에는 딸기, 멜론, 수박, 파인애플이 층층이 쌓여있고 술을 주문할 때마다

사장님이 중간중간 과일을 썰어주는데요. 소주를 한 잔해서 취할까 하다가도 시원한 과일을 몇 조각 먹으면
또 술이 깹니다. 그러면 술을 더 시키게 되죠. (무한 반복)


콘치즈가 너무 많아 놀랐고
생각 없이 주문한 생선구이가 너무 커서 또 놀랐다.

#2
손님이 여긴 진짜
'혜자스러워!'라고 느낀다면
절반은 성공한 것

과일을 기본 안주로 주면 남는 게 없어요!라고 생각하는가? 그럼 쥬시는 2,500원짜리 과일음료를 팔면서 어떻게 장사를 하고 있겠는가? 개인적으로 정말 과일이 남는 게 없더라도 과일을 안주로 제공함으로 단골손님이 많아지고 술을 한 병 더 주문하면 그게 오래가는 동내 맛집이 되는 게 아닐까?


나도 내가 작은 술집을 차린다면, 딸기에 딸기 요구르트 뿌려서 손님들에게 기본안주로 제공하는 걸 진지하게 고민해보려 한다. (아마 인스타그램에 딸기를 안주로 주는 술집으로 유명해지겠지? ㅋㅋㅋ)


이번 글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외식업에서 차별화는 그렇게 거창한 게 아닐 수 있다. 브랜드 로고, 비싼 인테리어, 예쁜 메뉴판을 만드는 일이 차별화가 아니다. 오히려 고객들의 고정관념을 깨 주거나 (술집에서 뻥튀기가 아닌 과일이 기본 안주라고?!) 내 가게를 방문하는 일이 이득이 되는 것 같이 느끼게 해 주거나. (여긴 가성비가 좋아, 여긴 진짜 맛집이라 예약하고 와야 해) 고정관념과 이득 두 단어를 잘 기억하자.


아무튼! 작은 동내 술집, 포장마차를 준비하고 있는 예비창업자 동지가 있다면,

구의역에 오감만족을 꼭 한 번 방문하길 바란다. (가끔 사장님이 기타도 쳐주심 ㅎ)

너무 소문내진 않길 바란다. 왜냐하면 더 유명해지면 내가 못가기 때문이다.


오늘 식당수집생활은 끝!

다음편도 많이 기대해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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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내 식당수집노트가 어느 정도 쌓이면 난 내 가게를 차릴 수 있을까? (아직도 난 돈이 없다.)
오픈 전에 잠깐 컨설팅을 해드렸던 규모있는 베이커리카페가 8월15일 오픈을 한다. 놀러가봐야지. 


유튜브도 구독해주심 감사합니당..ㅎㅎㅎ

https://www.youtube.com/channel/UCE1SPpjhZoG8yCH0pOMmC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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