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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윤 Apr 24. 2020

열정은 인생을 이끄는 힘이다

출처-https://www.google.co.kr/search?q=%EC

그대의 마음속에 식지 않는 열과 성의를 가져라. 당신은 드디어 일생의 빛을 얻을 것이다. -괴테


 열정이 무엇일까. 국어사전에서 열정을 찾아보면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이라고 나와 있다. 열정은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연료와 같다. 연료가 없으면 자동차를 움직일 수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지속적으로 움직이게 하려면 뜨거운 열정이 필요하다.


 열정에는 크게 집착적인 열정과 조화로운 열정이 있다.


 첫째 집착적인 열정.


 내가 지금의 팀을 맡은 건 2010년 11월이었다. 그때 내 목표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팀을 정상에 올려놓는 게 내 목표였다. 팀을 정상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신인선수 발굴이 제일 급선무였다. 나는 신인선수 발굴을 위해 휠체어농구를 할 수 있는 장애인을 수소문했고 또 길을 가다 지체장애인이 보이면 앞뒤 보지 않고 명함부터 건넸다. 시간이 지나면서 7명이었던 선수는 12명으로 늘었다. 그러면서 훈련을 다양하게 지도할 수 있게 되었다. 훈련을 다양하게 지도하니 선수들의 실력이 향상되는 게 눈에 보였다. 선수들의 실력이 향상되니 팀 또한 발전되기 시작했다. 내가 계획했던 대로 팀이 돌아가니 3년 안에 팀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건 내 착각이었다. 선수들이 직장문제(과다업무, 늦은 퇴근)로 인해 어떤 날은 10명, 또 어떤 날은 2명만 훈련에 참여하는 날도 있었다. 적은 인원만 훈련에 참여하다 보니 훈련의 질은 물론 농구에 대한 선수의 마음 또한 떨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훈련 방식을 A플랜(12명 훈련 참여), B플랜(5명 이상 훈련 참여) C플랜(5명 이하 훈련 참여)으로 나눠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면서 지도했다.


 한 번은 추운 겨울날이었다. 10명의 선수가 개인 사정(회사, 가정)으로 인해 훈련에 참여를 못 적이 있었다. 그 날 C플랜 방식으로 2명의 선수를 2시간 30분 동안 난방도 되지 않는 체육관에서 훈련을 지도했다. 훈련이 모두 끝난 후 C선수는 옷을 갈아입는다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나와 P선수는 밖에서 C선수를 기다렸다. 15분이 지났는데도 C선수는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C선수가 걱정되어 화장실로 들어갔다. C선수는 두 손으로 얼굴을 빠르게 비비고 있었다. 추운 겨울에 장시간 운동을 해서 안면 근육 마비가 온 것이었다. C선수의 빠른 응급처치로 다행히 안면 근육의 마비가 풀렸다. 그때 C선수의 안면 근육 마비가 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나는 팀을 우승시키겠다는 목표 하나로 집착적인 열정으로 선수를 지도했다. 집착적인 열정은 사람의 자존감과 삶의 만족도를 떨어지게 만든다. 자존감과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면 내가 하는 모든 일에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둘째 조화로운 열정.


  내 목소리는 휠체어농구대회가 끝나고 나면 언제나 쉬어 있다. 매 시합 벤치에서 선수들에게 소리 지르며 작전지시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모습을 본 다른 팀 선수들은 나를 비웃어 다고 한다. 한 번도 휠체어농구대회에서 소 리 지르며 열정적으로 농구를 지도하는 감독을 못 봤을 뿐만 아니라 몇 년 하다가 그만 둘 거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만큼 나는 ‘미친놈’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휠체어농구에만 열정을 쏟아부었다. 내가 열정을 쏟는 만큼 선수들이 성장했다. 그러면서 팀도 같이 성장하는 게 눈에 보였다. 그러나 이런 성장은 얼마 가지 못했다. 다른 팀에서 우리 팀 선수를 하나 둘 스카우트하기 시작했다. 팀은 다시 무너지기 시작했다. 활활 타 오르던 팀은 한순간에 식어버렸다. 덩달아 내 열정도 서서히 식기 시작했다. 나는 열정이 없는 감독으로 선수들을 지도했다.


 2018년 7월 전국 휠체어농구대회 결승전에서 D팀에게 패했다. 열정이 없는 감독이 지도하는 팀이었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경기가 끝난 후 Y선수와 C선수는 내게 면담을 요청했다. Y선수와 C선수는 우리 팀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나는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C선수가 나에게 말했다.


 “제가 다른 팀에 있을 때 감독님이 U팀과의 시합에서 지도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때는 감독님의 몸에서 뭔가 보였고, 시합 중 팀의 에이스라도 못하면 시합 도중에 교체하는 모습도 보였는데 지금은… 그래서 제가 감독님의 그런 모습을 보고 이적을 결심했는데… 지금의 감독님한테는 과거의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네요.”


 C선수의 말을 들으면서 과거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내가 이 팀에 온 목적이 다시 생각나기 시작했다. 목적을 생각하니 가슴이 점점 뜨거워졌다. 뜨거운 가슴을 안고 집으로 온 나는 열정에 대한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깨닫기 시작했다. 내가 휠체어농구에만 내 모든 열정을 쏟았기 때문에 열정이 식었던 거였다.


 휠체어농구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으려면 집착적인 열정이 아닌 조화로운 열정이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열정을 분산시키기로 했다.


 

출처-https://www.google.co.kr/search?q=%EC%84%B8%EB%A0%88%EB%82%98%EC%9C%8C%EB%A6%AC%EC%97%84%EC%8A%A4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 세레나 윌리엄스는 네일 아트를 굉장히 좋아해서 나흘마다 매니큐어를 바르고 일주일마다 페디큐어를 바른다. 거기다 ‘네일 아트 기술 자격증’까지 땄다.

 세레나 윌리엄스는 테니스를 더 잘하기 위해 집착적인 열정이 아닌 조화로운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조화로운 열정으로 세계 랭킹 1위 5번, 그랜드 슬램 대회 총 36회 우승. 그리고 우승 상금으로 313억(2019년 1월 기준)을 벌었다. 그녀는 일찍부터 조화로운 열정을 깨달았기에 오래가는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성과를 내려면 원칙을 비틀어라』의 저자 제이크 브리든은 집착적인 열정과 조화로운 열정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떤 것을 너무나 간절히 원한 나머지 상반되는 증거를 무시하거나 반박할 때 자신의 열정에 세뇌되고 만다. 리더는 끝없는 독려로 팀원들을 지치게 할 수도 있고, 뒤에서 이끌어서 오래가는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집착적인 열정 때문에 가치관에 반하는 행동을 저지를 수도 있고, 선을 넘지 않도록 친구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자기 안에서 열정의 대상을 찾으려 하다가 집착에 빠질 수도 있고, 세상을 둘러보고 해결해야 할 문제를 찾을 수도 있다. 조화로운 열정을 가지면 높은 성과와 만족도를 누릴 수 있다.”


 분명 사람한테 열정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열정에는 두 개의 기차표가 있다. 하나는 ‘지옥행 집착적인 열정의 표’이고, 또 다른 하나는 ‘천국행 조화로운 열정의 표’이다. 선택은 자유다. 당신은 어떤 열정의 기차표를 선택하겠는가. 당연히 ‘천국행 조화로운 열정이 표’를 선택할 것이다.

 조화로운 열정의 표를 선택한 당신의 삶은 앞으로 긍정적인 감정, 건강, 만족감 등을 통해 당신을 더욱더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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