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한다.
"줄이 왜 이렇게 길어. 여기서 표 끊을 순 없어요? 빨리 기차 타야 되는데. 시간 없어요. 표 좀 끊어 주세요."
"아 그냥 여기서 끊어주시면 안 돼요? 지난번에는 끊어 주던데요."
"고객님 죄송하지만 여기는 매표소가 아닙니다. 한 층 위에 있는 매표소는 줄이 길지 않은 편이니 그곳을 이용해주시면 됩니다."
"아 되게 불친절하네. 재수 없어."
"그냥 여기서 표 끊어주면 안 됩니까? 여기도 매표소로 만들던가. 여기가 매표소가 아닌 것에 민원을 좀 제기할까 하는데?"
"고객님. 저도 고객님이 생각하신 부분을 예전에 고민해본 적이 있습니다. 다만 종합안내소를 매표소로 만들면, 여기도 매표소처럼 매표를 원하는 고객들로 줄이 길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줄을 서지 않고 곧바로 고객님과 대화할 수 없게 됩니다. 표를 사려는 고객님 역시 여기서도 줄을 서서 기다리셔야 하는 건 물론입니다."
"타는 곳에 안내 직원이 없어서 내가 기차를 놓쳤으니 기차표 값은 물론 내가 놓친 시간에 대해 모두 보상하세요."
"기차가 왜 정시에 출발한 거죠? 뛰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기다렸다가 문을 닫아야 할 것 아니에요!"
"지난번에는 늦게 출발했잖아요. 이번엔 왜 정시에 출발하죠? 잘못된 것 아닌가요?"
"전철이 5분 늦게 도착하지만 않았어도 저는 남은 5분 안에 KTX를 갈아탈 수 있었는데. 전철이 5분 늦어서 놓친 기차에 대한 보상은 왜 안 된다는 거죠?"
"고객님. 고객님께 제가 표를 살짝 끊어드리면 저기 줄을 서서 기다리시는 다수의 분들은 손해가 됩니다. 정말 다급한 경우 고객님을 도와드릴 순 있겠지만, 그것은 아무런 대안이 없을 때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대안으로도 고객님은 충분히 열차표를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승차권 예매 어플은 불편해서 쓰기 싫으시다고 하셨는데, 제가 사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고객님. 승차권 금액 외의 추가적인 보상은 규정에 없는 부분입니다. 고객님이 열차를 놓쳐서 발생한 고객님의 귀한 시간에 대한 손해는 금액으로 계산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