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꿈을 꾼 것 같다. 난 가끔 특이한 꿈을 꾸는 편이고, 일어나서도 계속 머릿속을 맴도는 장면이 있으면 즉시 해몽을 찾아보기도 한다. 요즘 한동안 기억에 남는 꿈은 없었는데, 어제 잠시 꿀 같은 낮잠을 자는 사이에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엄마를 통해 나에게 무언가 주시는 꿈을 꿨다. 꿈속에서 물건을 받으면서 혼란스러웠다. 외할머니 돌아가셨는데, 무슨 일인지 싶었던 것. 잠에서 깨어 정신 차리기가 어려웠다. 조상님에게 무언가 받는 꿈은 길몽이라고 인터넷 해몽에 나오던데! 정말 좋은 일이 있으려는 걸까?
남편에게 이야기했더니 태몽 아닌가 한다. 뭐, 그럴 수도 있겠지. 지난 2년간 태몽의 요소가 있는 꿈들을 참 많이 꿨다. 나에게 자녀운이 다가올 때면 그렇게 꿈을 꾸게 되는 걸까? 이번 꿈이 만약 정말 태몽이라면 나에게 좀 더 확신을 주시면 좋겠다고 어젯밤 기도하고 잤다. 그런데 오늘 또 똥꿈을 꿨다. 이 꿈은 내가 평소 갖고 있던 고민들이 시원하게 해결되는 꿈이라는데... 무슨 일이 있을는지! 이번 달, 평소보다 좀 더 기대감을 갖게 된다.
어젯밤 잠들기 전 남편과의 짧은 대화에서 우리는 정말 아기를 원하는지에 대해 나누었다. 남편의 답은 '모르겠다.'였다. 사실은 나도 잘 모르겠다. 신혼집에서 남편과 단 둘의 시간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지금도 참 좋다. 평생 이렇게 둘이 행복하게 사는 것도 나에겐 너무 좋을 것도 같다. 남편 왈 '그럼 아기 낳지 말고 둘이 살까?', 나 왈 '그런데 어차피 안 생기잖아.' 병원에서 난임 진단을 받은 건 아니지만, 두 번의 유산 후 1년 가까이 지나면서 임신을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지게 된 우리. 어쩌면 마음의 준비 없이 덜컥 아기를 만나는 것보단 잘된 일이 아닐까. 복잡하다. 에라, 모르겠다.